
복합쇼핑몰 유치 광주시민회의가 17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공항을 서남권 거점 국제공항으로, 무안국제공항은 물류 특화 공항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복합쇼핑몰 유치 광주시민회의 제공
광주광역시가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여파로 하늘길이 막힌 전남 무안국제공항 대신 국제선을 검토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관광업계 등 지역경제에 악영향이 장기화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도는 무안국제공항 재정비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중요시기에 시가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비판한다.
복합쇼핑몰 유치 광주시민회의는 17일 오후 광주시의회 1층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공항을 서남권 관문 국제공항으로, 무안국제공항을 물류 특화 공항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임시 국제선’을 유치해야 한다는 기존 목소리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광주상공회의소는 지난 11일 성명을 통해 “여행업계 위기 극복과 지역민 이동 편의를 위해 국제선을 한시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관광협회비대책위도 앞선 지난 6일 호소문을 내고 “한시적으로라도 하늘길을 열어야만 여행업계가 버텨낼 수 있다”고 촉구했다.
잇따르는 국제선 운항 요구는 강기정 광주시장의 발언이 기폭제가 됐다. 강 시장은 지난 4일 한 방송에 출연해 “무안공항이 언제 문을 열지 불확실하고 심리적인 안정감도 문제라며, 창의적 고민이 필요할 때”라고 사실상 국제선 검토 의지를 드러냈다.
도는 ‘불필요한 논쟁’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도 건설교통국장은 최근 입장문을 내고 “무안공항의 조기 정상화를 위해 함께 노력할 시기인 만큼 불필요한 논쟁이 생기지 않도록 시의 상생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공항 내 국제선 운항 가능성은 크지 않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임시 운항 허가를 받기 위해선 최소 60일 이전에 신청하게 돼 있다. 세관과 검역 등 시설적 요건을 갖추는 데에만 수개월이 소요된다.
더욱이 무안공항은 오는 8~9월 재개항을 목표로 시설공사가 진행 중이다. 국제선 도입이 무안공항 재개항보다 빠르다는 보장이 없으며, 실익도 담보가 안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1조원 규모의 KTX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제선 신청은 오지 않았고, 검토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국제선을 둘러싼 갈등은 무안공항 개항을 앞둔 2007년 처음 불거졌다. 무안공항은 애초 광주공항과 목포공항의 모든 기능을 통합하도록 계획됐다. 하지만 광주경총과 시관광협회 등이 광주공항의 기능 이전을 강하게 반대하고 나서면서 지켜지지 않았다. 결국 광주공항의 국제선만 무안공항으로 이전하고 국내선은 그대로 존치하면서, 두 공항은 모두 ‘반쪽짜리 공항’이라는 오명과 함께 부진을 겪어왔다.
박재만 참여자치21 공동대표는 “국제선 유치나 물류 특화공항 주장은 지역 간 상생을 위협하고 불화를 조장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며 “시와 도가 지속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공론화를 이뤄 보다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18일 오후 2시 국제선 도입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