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소형준의 설레는 시즌 개막
“차분하게 1이닝씩 끌어올리며
부상 없이 로테이션 소화할 것”

소형준(24·KT·사진)은 호주 질롱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며 “행복하다”고 말했다. 시즌 개막을 기다리는 기분이 어느 때보다 새롭다. 소형준은 “개막하고 선발로 나가면 어떤 기분일까. 아침에 샤워하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소형준의 마지막 선발 등판은 2023년 5월10일 수원 NC전이다. 이날 소형준은 4회 2사 후 초구를 던진 뒤 팔꿈치 통증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오른쪽 팔꿈치 인대가 끊어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시즌을 그대로 마감했다. 부상 이후 1년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소형준의 통산 선발 등판은 78경기에서 멈춰 있다. 지난해 9월 복귀했지만 중간계투로만 등판했다.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선발 복귀를 향한 설렘은 클 수밖에 없다.
소형준은 더 차분해지기로 했다. 들뜬 마음에 무리해서 페이스를 끌어올리기보다 착실하게 개막을 준비하는 게 중요한 시기다. 40구 불펜 피칭과 30구 라이브 피칭을 소화했다. 25일 시작하는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는 연습 경기 위주로 1이닝씩 이닝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소형준은 “훈련 초반에는 회복이 좀 더디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제는 팔도 많이 적응된 것 같다”며 “개막에 맞춰 선발 루틴대로 잘 만들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소형준이 선발로 확실하게 자리잡을 때까지는 최대한 여유롭게 등판 간격을 조절하겠다고 했다. 소형준은 “감독님께서 먼저 물어보셨다. 5일 쉬고 던지는 건 괜찮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며 “선발로 복귀하는 첫해인 만큼, 올해는 더 나은 내년을 위해 빌드업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려 한다. 아프지 않고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한 신중하게 시즌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구위나 제구는 이미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 신인 시절부터 정평이 났던 제구는 복귀 후 첫 캐치볼 할 때부터 ‘원하는 곳에 집어넣을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구위는 수술 전보다 더 나을 수도 있겠다고 기대하는 중이다. 재활 기간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왔기 때문이다.
소형준은 선발 복귀전을 매일 상상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빅게임 피처’라고 불리지만 소형준도 20대 젊은 투수다. 매 경기 긴장하고 큰 경기는 더 긴장한다. 그는 “1회 초구 던지기 직전이 가장 떨린다”고 했다. 선발 복귀전도 마찬가지다. 소형준은 “막상 마운드에 올라가면 긴장될 것 같다”면서 “얼마나 빨리 긴장을 떨쳐내고 원래 리듬을 찾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소형준은 2020년 신인왕이다. 원태인(삼성), 곽빈(두산)이 에이스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KBO리그의 젊은 선발 경쟁에 소형준이 다시 합류한다. 잠깐 멈췄던, 리그 에이스를 향한 걸음을 다시 뗄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