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감독원 자료사진
상대적으로 공격적 투자를 할 수 있는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가입자가 63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여전히 ‘원금 보장형’ 퇴직연금 투자자 비중이 훨씬 높아 금융당국은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제도 개편을 준비 중이다.
18일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4분기말 공시결과, 디폴트옵션 적립금이 40조670억원, 지정가입자 수는 630만명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적립금(12조 5520억원)은 219%, 지정가입자 수는 32%(479만명) 증가한 것이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적립금을 운용하지 않고 방치할 때, 미리 정한 상품으로 적립금을 자동 운용하도록 설정하는 제도다. 디폴트옵션 상품에는 위험자산 투자 한도가 적용되지 않아 퇴직연금을 보다 공격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당국은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적립금을 적극적으로 운용하도록 2022년 7월부터 1년 동안 시범운영기간을 거쳐 2023년 7월 본격적으로 디폴트옵션을 도입했다. 디폴트옵션은 현재 41개 금융기관의 315개 상품이 정부 승인을 받은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불안정한 금융시장 상황 속에서도 디폴트옵션이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이면서 퇴직연금 시장에서의 상품 경쟁력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위험 또는 고위험 등급의 68개 상품은 1년 수익률이 15%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수익률을 보면, 초저위험상품 3.3%, 저위험상품 7.2%, 중위험상품 11.8%, 고위험상품 16.8% 순으로 높다.
다만 초저위험상품의 적립금이 35조3386억원으로, 여전히 전체 적립금의 대부분(88%)은 ‘원금보장형’이었다.
정부는 원리금보장상품에 편중된 현상을 완화하고 디폴트옵션 활성화를 위해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다. 먼저, 올해 공시부터는 개별 금융기관의 위험등급별 적립금(판매) 비중을 추가적으로 공개한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은 원리금보장상품의 편중 정도를 알려서 가입자에게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올 4월부터 모든 디폴트옵션의 상품 명칭도 변경된다. ‘위험’을 강조하는 현행 디폴트옵션 상품 명칭이 합리적 투자를 저해하는 측면이 있다고 보고, 초저위험은 안정형, 저위험은 안정투자형, 중위험은 중립투자형, 고위험은 적극투자형 등으로 변경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