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초등학생 피살사건 후 하굣길 안전 관리 발등의 불…대면인계·등하교 알림·비상벨 설치

김하늘양(8) 피살 사건이 발생한 대전 서구 모 초등학교 앞에 지난 17일 등굣길 안전을 위해 경찰이 배치돼 있다. 이종섭 기자

김하늘양(8) 피살 사건 이후 늘봄학교로 확대되는 방과후 돌봄 과정 등에 대한 안전 관리 문제가 교육당국에 ‘발등의 불’이 됐다. 돌봄교실을 마치고 학원 차량을 타기 위해 나선 김양이 학교 안에서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찔린 채 발견됐기 때문이다. 교육당국은 안전 귀가 지원 인력 투입과 비상벨 설치, 등하교 알림 서비스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세종시교육청은 18일 학생 귀가 안전 관리 강화 방안 등을 담은 ‘세종형 늘봄학교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귀가 안전 확보와 안전 시설 확충, 학생 소재 확인 시스템 확대, 지역 협력 체계 구축 등을 통해 늘봄학교 전반의 안전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세종시교육청은 우선 각 학교에 귀가 지원 인력을 추가 배치하고, 오후 4시 이후에는 돌봄 관련 인력을 최소 2명 이상 배치해 귀가 학생을 보호자나 대리인에게 직접 대면 인계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늘봄전용교실에는 인터폰과 비상벨을 확대 설치해 긴급 상황 발생 시 관계 기관이 신속히 인지·대응할 수 있게 하고, 교내에 안전 사각지대가 없도록 폐쇄회로(CC)TV를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세종시교육청은 학부모들이 자녀의 등하교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안심알리미 서비스’도 확대한다. 현재 초등학교 1학년 전체와 2학년 돌봄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소재 확인 시스템 적용을 전체 1∼3학년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학교 내 학생의 이동 동선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학생 출결과 귀가 정보를 기록·관리하고, 늘봄학교 참여 상황도 휴대전화 문자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학부모와 실시간 공유한다.

충남도교육청도 앞서 김양 사건 이후 초등 안심 알리미 서비스 전면 확대, 학생 안전 앱 안심 터치벨(긴급 신고) 기능 도입, 늘봄교실 보호자 동행 귀가 강화, CCTV 확대 등의 대책을 내놨다.

대전시의회에서는 조례를 통해 교육감이 늘봄학교 안전 관리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 17일 대전시의회 교육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대전시교육청 늘봄학교 운영 조례안’을 보면 교육감이 매년 늘봄학교 운영 계획을 수립함에 있어 안전 관리 계획을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늘봄학교 운영을 위해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의 내용에도 ‘안심 귀가 지원 사업’을 포함시켰다. 당초 지난달 31일 발의된 조례안에는 이같은 내용이 빠져 있었지만 관내 초등생 피살 사건 이후 의원들이 조례안을 철회하고 재발의하면서 수정됐다.

대전시교육청은 이미 1차로 돌봄교실 귀가 안전 대책을 내놓은 상태다. 자원봉사자 등을 배치해 학생들의 귀가 안전을 돕고, 교실 2개 이상의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학교는 돌봄 전담 인력 2명이 협력해 학부모에게 학생을 직접 인계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돌봄교실에 10명 이상 학생이 남아 있어 학생 인솔과 직접 인계가 어려운 경우에는 안전 관리 인력을 추가 배치한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즉시 적용 가능한 대책을 우선 제시한 것으로 향후 법령과 교육부 지침 개정 등에 따라 대책을 보완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