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중 두 번째로 연 민간기업 좌담회에 참석한 기업들은 현재 중국 경제의 엔진이자 당국의 향후 경제 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미래라 할 수 있다.
면면을 보면 첨단 제조업과 플랫폼 기업이 눈에 띈다. 6년 전 첫 번째 좌담회에는 초청됐던 부동산 기업은 배제됐다.
18일 홍콩 성도일보와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좌담회에는 주요 플랫폼 기업 대표들이 초청됐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이자 핀테크 시대를 개척한 알리바바의 마윈, 중국에 배달 시대를 연 플랫폼 메이퇀, 10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중국 국민 앱 위챗을 보유한 콘텐츠 기업 텐센트의 대표들이 참석했다. 2010년대 빠르게 성장해 중국 내수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굳힌 기업들이다.
미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 선봉에 선 첨단 제조업체 대표들도 모습을 보였다. 미국의 집중 견제를 받은 스마트폰 및 통신장비 제조업체 화웨이의 런정페이, 대수 기준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의 BYD의 왕촨푸, 세계 최대 배터리 생산업체 CATL의 쩡위췬, 중국 최대 가전업체이자 최근에는 전기차 제조에도 뛰어든 샤오미의 레이쥔, 인공지능(AI) 기반 어학·교육기기 업체 iFLYTEK의 류칭펑 대표 등이다.
유니트리 로보틱스(유니트리)의 왕싱싱과 투자 회사 환팡 퀀트의 량원펑은 ‘신성’이다. 중국중앙TV(CCTV)가 매년 춘절(음력 설) 연휴에 방송하는 특별공연인 춘절 갈라에서 유니트리는 춤추는 로봇을 선보여 크게 주목받았다. 춘절 갈라 이전에도 사족보행 로봇으로 유명했다. 량원펑은 저비용 생성형 AI 딥시크 개발로 세계적 주목을 받은 동시에 중국에서는 영웅으로 떠올랐다. 왕싱싱은 35세, 량원펑은 40세이다.
이날 등장한 빅테크 기업 대표들은 대부분 본인이 창업주이면서 대표직이나 최고경영자(CEO)를 겸한다.
지역별로 보면 화웨이, BYD, 텐센트 등 개혁·개방의 수혜지로서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광둥성 선전특구에 본사를 둔 회사들이 가장 많았다. 알리바바, 유니트리의 본사는 중국에서 새로운 기술 메카로 주목받고 있는 저장성 항저우에 본사를 두고 있다. 환팡 퀀트는 베이징에 본사가 있지만 량원펑은 저장대를 졸업했다.
지방 농식품 기업도 초청됐다. 중국 최대 사료 생산 회사인 쓰촨신시왕, 중국 기업 순위 500위 규모의 헤이룽장 페이허유가공회사, 저장성에 본사를 둔 기업순위 100위권대 농업기업이자 최근에는 태양광 사업에도 진출한 친트그룹이 해당한다. 중국 지도부가 강조하는 식량안보와 균형개발, 농촌개발 등을 고려한 안배로 보인다. 사료 재료인 옥수수는 중국이 미국을 상대로 관세 보복을 할 때 결정적 카드로도 꼽힌다.
부동산 개발 기업은 없었다. 2018년 좌담회에는 헝다, 비구이위안, 완커 대표가 참석했다. 이들 기업은 코로나19 기간 부동산 버블이 꺼지면서 파산 위기를 간신히 넘겼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부동산 시장 침체가 경기 침체의 결정적 원인이었지만 부동산 부양을 끝까지 피했는데, 향후에도 정책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성도일보는 전문가들이 부동산 회사는 더는 민간부문 성장의 핵심이 아니며 첨단 제조업과 신에너지 사업이 성장 엔진을 대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좌담회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시작된 한편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 직전에 열렸다. 루저 동오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관세로 인한 타격은 국영 기업보다는 민영 기업에 더 크다”며 시 주석이 기업인들으로부터 필요한 내용을 듣고 필요 시 양회에서 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이 시점에 열린 것이라고 성도일보에 전했다. 미국과의 경쟁을 염두에 둔 전폭적 지원책도 양회 기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사회주의 제도에 확고히 통합된 시장경제는 흔들리지 않는다”며 “이제는 민간 기업과 기업가들이 재능을 과시하고 의미 있는 기여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