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아진 지갑에 편의점 발길 ‘뚝’…지난해 전국 17개 시도 모두 소매판매 감소, 역대 처음

김세훈 기자
지난 2월3일 오전 비교적 한산한 서울 명동 거리 모습. 연합뉴스

지난 2월3일 오전 비교적 한산한 서울 명동 거리 모습. 연합뉴스

내수 부진이 길어지면서 지난해 전국 17개 모든 시·도에서 소매판매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7개 시도 전체 지역에서 소매판매가 감소한 것은 2010년 통계 집계 이래 처음이다. 특히 편의점·슈퍼마켓 등 골목상권의 판매 감소 폭이 컸다. 얇아진 지갑 탓에 소비자들이 슈퍼마켓이나 마트로 향하는 발길마저 줄이면서 씀씀이를 줄였다는 뜻이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24년 4분기 및 연간 지역경제동향’을 보면, 지난해 전국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 전국 17개 시·도 모두에서 전년대비 소매판매가 줄었다. 모든 시도에서 소매판매가 줄어든 것은 2010년 통계 집계 이래 처음이다.

소매판매는 백화점, 편의점, 온라인 쇼핑 등 다양한 유형의 소매점 판매 수치를 합산한 수치로 내수 경기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다.

전국 소매판매는 2022년(-0.3%)과 2023년(-1.5%)에 이어 3년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에는 그나마 8개 시·도에서 전년대비 소매판매가 반등했으나, 지난해에는 전 지역에서 감소세로 전환됐다. 특정 시도에 국한하지 않고 전국적으로 소비가 부진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소매판매는 울산(-6.6%), 경기(-5.7%), 강원(-5.3%)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특히 울산·광주 등 8개 시·도에서 소매판매는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서울도 1년 전보다 소매판매가 4.4% 줄었다.

업종별로 보면, 슈퍼마켓·잡화점의 판매가 1년 전보다 5.9%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골목상권이 내수 부진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의미다. 이어 승용차·연료소매점(-4.1%), 전문소매점(-3.4%) 순이었다.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실질소득이 쪼그라들자 소비를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승용차 같은 내구재나 준내구재에서 소비가 많이 줄었다”면서 “전반적인 체감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소비를 자제하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반면 광공업생산은 경기·부산 등 전국 10개 시·도에서 늘면서 전년대비 4.1% 증가했다. 특히 인천은 광공업생산이 1년 전보다 20.9% 늘어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의약품·반도체 생산이 늘어난 영향이다. 경기 지역도 반도체·전자제품 생산 증가로 1년 전보다 광공업생산이 17.4% 늘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국에서 전년대비 1.4%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전국 수출은 1년 전보다 8.1% 늘었다. 경기·세종 등 10개 시도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특히 경기(24.4%)·충남(16.6%) 지역에서 메모리 반도체 수출 호조의 영향으로 수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다만 대구는 화학품 수출 감소로 수출액이 전년대비 19.4% 감소했다. 광주(-12.2%)와 전북(-9.7%)도 1년 전보다 수출이 줄었다.

지난해 전국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였다. 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시도는 인천(2.6%), 가장 적기 오른 시도는 제주(1.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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