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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해제 후…여인형, ‘계엄 예상 못했다’ 문건 작성 지시

입력 2025.02.18 20:38

수정 2025.02.18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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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교란·내란 혐의 피하기 위해 방첩사 간부에 지시 의혹

A4용지 2장 분량 출력해 보관…군검찰, 수사 과정서 압수

“곧 계엄 선포 확신” 검 공소 내용과 배치…책임 회피 의혹

계엄 해제 후…여인형, ‘계엄 예상 못했다’ 문건 작성 지시

12·3 비상계엄이 실패로 돌아간 직후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사진)이 방첩사 간부에게 ‘계엄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문건을 작성토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 계엄 당시 정치인 등 주요 인사 체포조 운영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난 여 전 사령관이 수사를 교란하고 자신의 내란죄 혐의를 벗어나기 위해 이런 문건을 작성토록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18일 경향신문 취재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파악한 내용을 종합하면 여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4일 오전 방첩사 간부 A씨를 불러 “우리가 계엄을 사전에 몰랐지 않냐? 계엄을 알았다면 내가 휴가를 갔겠느냐”고 말했다. A씨는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에서 이런 내용을 진술하며 “(여 전 사령관이) 저보고 (발언) 내용을 받아적은 뒤 가져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A씨는 먼저 수기로 메모해 보고했다. 여 전 사령관은 이를 검토하며 방첩사 인원의 국회 등 출동 현황을 추가하라면서 문서 파일로 작성하라고 지시했다. A씨는 B중령에게 정리본을 건네주고 타이핑해 A4용지 2장 분량으로 출력하도록 했다. 군 검찰은 이 문건을 다른 간부 C씨 책상에서 발견해 압수했다.

문건에는 방첩사가 계엄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내용이 첫 번째 항목으로 기재됐다. 근거로는 사령관 등 방첩사 관계자들의 휴가 일정을 들었다. 계엄 발령 전날까지 휴가자가 있었다면서 계엄을 예상했다면 방첩사 관계자의 국외 출장 계획을 여 전 사령관이 취소했을 것이라는 내용도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계엄 선포 직후 열린 화상원격회의가 ‘사전 준비가 돼 있지 않아’ 대기해야 했던 점, 계엄 선포 당시 전 부대원이 퇴근한 상황이라 소집에 장시간이 소요됐던 정황도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엄 발령 당일 방첩사 체포조의 국회 출동 관련 내용도 담겼다. ‘신병 확보해야 할 인원의 위치 확인이 안 되어 주변에서 장시간 대기’했다는 내용과 함께 ‘현장 대기 및 체포 인원에 대한 신병 확보·이송’ 등 현장 출동 작전팀의 역할도 기재됐다. 다만 체포 지시 하달 경위나 구체적인 체포조 명단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문건 내용은 여 전 사령관 등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동조해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키기로 모의 및 준비”했다는 검찰의 공소 내용과 배치된다. 여 전 사령관의 공소장을 보면 그는 계엄에 앞서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계엄을 시사하는 발언을 수차례 들었다. 검찰은 공소장에 여 전 사령관이 지난해 11월30일 윤 대통령과 함께한 자리에서 “대통령이 곧 비상계엄을 선포할 것임을 확신하게 됐다”고 기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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