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최초 ‘은퇴 투어’ 개최
21일 현대건설 원정부터 시작
챔프전 포함 최대 12경기 남아

‘배구 여제’의 마지막 여정 시작 여자프로배구 IBK기업은행 선수들이 지난 16일 흥국생명과 경기한 뒤 올시즌을 마친 후 은퇴하는 김연경(오른쪽)에게 선수단 사인 유니폼을 액자로 만들어 꽃다발과 함께 선물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2024~2025시즌 V리그를 끝으로 코트를 떠나기로 한 김연경(37·흥국생명)을 위한 은퇴 투어가 열린다.
여자프로배구 7개 구단 단장은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배구연맹(KOVO) 회의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김연경의 은퇴 투어 관련 논의를 했다. 구단들은 은퇴 투어를 열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연경은 지난 13일 홈에서 열린 GS칼텍스전 직후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기로 결심했다. 성적과 관계없이 은퇴한다. 얼마 남지 않은 시즌을 잘 마무리하겠다”고 은퇴를 공식화했다.
이날 단장 간담회에서는 “원정경기 때마다 IBK기업은행이 진행했던 수준의 은퇴식 행사를 열자”는 의견이 나왔다. 기업은행은 지난 16일 흥국생명과의 홈 경기 직후 김연경을 위해 정성을 담은 이벤트를 준비했다. 김호철 기업은행 감독이 직접 김연경에게 선수단 사인이 담긴 액자를 선물했고, 선수들은 꽃다발을 전달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각 구단은 흥국생명과의 마지막 홈 경기에서 김연경에게 구단이 마련한 기념품을 전달한다. 또한 김연경의 친필 사인볼과 유니폼을 추첨으로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선물할 예정이다.
‘은퇴 투어’는 일부 종목에서 레전드급 선수만 누린 특권이다. 프로야구에서는 ‘국민 타자’로 활약한 이승엽(현 두산 감독)이 은퇴한 2017년 KBO 차원에서 대대적인 행사로 만들어 전 구단이 참여했다. 이후 2022년 이대호(전 롯데)의 은퇴 투어가 있었다. 다른 프로스포츠에서는 은퇴 투어를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역대급 성적은 물론 리그의 상징적 선수라야 공감할 수 있는 행사여서 흔치가 않다. V리그에서는 남녀를 통틀어 김연경이 최초의 사례로 남게 됐다.
팬들의 관심도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16일 기업은행전이 열린 화성종합체육관에는 3945석 입장권이 매진되기도 했다. 구단들의 ‘합의’ 이후 첫 주자는 현대건설이다. 21일 수원체육관에서 흥국생명과의 경기로 김연경을 맞이한다. 현대건설은 기업은행에 행사 진행 매뉴얼을 문의하기도 했다.
이제 김연경이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최대 12경기다. 흥국생명의 정규 리그는 7경기가 남았고 직행할 것이 유력한 챔피언결정전은 5전3선승제다.
남은 정규 리그 7경기 중 흥국생명의 안방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진행되는 3경기를 제외한 4경기가 원정경기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