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에···정부 ‘철도 지하화’ 등 토건사업 추진

부산, 대전, 경기 안산부터 철도 지하화 사업

4조3000억원 규모

“사업 타당성 검토 신중해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언 내용을 경청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언 내용을 경청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정부가 얼어붙은 건설경기를 살리기 위해 부산, 대전, 경기 안산에서 총 4조3000억원 규모의 철도 지하화 사업을 추진한다. 효과 빠른 대규모 토건사업으로 건설 경기 지표를 개선하겠다는 취지이지만, 사업 타당성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부산·대전·안산에 총 4조3000억원 규모의 철도 지하화 사업을 추진하고 사업 구간을 조속히 추가 선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업 우선 추진 대상은 부산진역~부산역, 대전·대전조차장, 경기 안산 초지역~중앙역 등 세 곳이다. 철도 지하화는 도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지상 철도를 지하화하거나 인공지반(데크)으로 덮고, 지상부지를 상업시설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부산의 경우 부산진역~부산역 구간을 데크로 덮는 1조4000억원 규모의 사업이다. 대전은 철도 정비부지를 신탄진으로 인전한 뒤 경부선 선로를 데크로 덮는 사업을 추진한다. 총 1조4000억원 규모다. 안산선 초지역과 중앙역 구간을 지하화하는 안산 지역의 사업은 1조5000억원 사업비가 예상된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 기본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수도권의 경부선·경인선·경원선 등 구간도 관련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방안을 조속히 마련키로 했다.

내년에 경기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건설에 착공할 수 있도록 올 상반기부터 원주민 이주 보상도 착수한다. 또 산단을 관통하는 국도 45호선을 왕복 4차선에서 8차선으로 확장하는 사업에 8000억원을 투입한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17조9000억원 중 역대 최고 수준인 12조5000억원(70%)을 올 상반기에 집행해 경기 부양 효과를 제고한다.

정부가 이처럼 대규모 개발 사업에 착수하는 이유는 건설투자와 고용 지표가 나빠졌기 때문이다. 전년 대비 올해 1월 건설업 취업자는 2013년 이후 가장 큰 폭인 16만9000만명이나 줄었다. 지난해 건설투자는 전년보다 2.7% 줄어 경제성장률(GDP)에도 -0.4%포인트 깎아내렸다.

문제는 수십조원의 비용이 드는 철도 지하화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우회해 무분별하게 추진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여야는 지난해 1월 국회 본회의에서 ‘철도 지하화 특별법’을 통과시켜 경제성이 없는 철도 지하화 사업도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을 길을 터줬다.

정부는 철도 지하화 사업에 중앙정부 재정은 들어가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사업자인 정부출자기업 등이 국유재산인 철도부지를 담보로 ‘철도지하화통합개발채권’을 발행해 민간 자본시장에서 비용을 조달하고, 철도를 지하화에 드는 비용은 지자체가 나중에 상부 개발로 회수하면 된다는 것이다.

철도 지하화 사업이 수익을 내는 데 실패하면 지방정부와 지역주민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사업을 진행하다 재원이 부족해지면 지자체장 명의로 (지자체가) 재원을 보조하겠다는 공문을 낸 3곳을 우선 추진사업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지난해 5월 사업성 없는 철도 지하화 사업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입조처는 “지자체가 사업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개발 사업을 하면 장기적으로 사회·경제적 비용을 초래해 지역 주민들에게 지속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Today`s HOT
대피 명령 경보 떨어진 베이트 하눈을 떠나는 사람들 런던의 어느 화창한 날, 공원에서의 시민들 시드니 풋볼 월드컵 예선을 준비하는 호주 선수들 아름다운 선행, 구조 대원들에 의해 살아난 동물들
가자지구에서 이프타르를 준비하는 사람들 페르시아 새해를 앞두고 이란에서 즐기는 불꽃 축제
최소 6명 사망, 온두라스 로탄에 비행기 추락 사건 베르크하임 농장에서의 어느 한가로운 날
220명 사망, 휴전 협상 교착 상태서 공습 당한 가자지구 케냐를 국빈 방문한 네덜란드 국왕 동물원에서 엄마 곰의 사랑을 받는 아기 곰 '미카' 밤새 내린 폭우, 말라가주에 목격되는 피해 현장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