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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어민 강제 북송’ 죄 묻지 않은 법원, 검찰 반성해야

입력 2025.02.19 18:15

수정 2025.02.19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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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문재인 정부 당시 일어난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에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죄는 있지만 처벌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허경무)는 19일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에게 각각 징역 10개월의 선고를 유예했다. 함께 기소된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에게는 각각 징역 6개월의 선고를 유예했다.

이 사건은 윤석열 정권의 대표적인 검찰권 남용 사례로 거론된다. 정 전 실장 등은 2019년 11월 북한 어민 2명이 귀순 의사를 밝혔는데도 국정원·통일부 등 관계 기관 공무원들에게 이들을 강제로 북송하라고 지시한 혐의 등으로 2023년 2월 재판에 넘겨졌다. 문제는 이들 북한 어민이 동료 16명을 도끼와 망치로 잔인하게 살해한 후 모든 증거물을 바다에 버리고 불법적으로 북방한계선을 넘어 도주해온 흉악범이라는 점이다. 2021년 11월 문재인 정부 당시 검찰은 2년여간 조사 후 정 전 실장 등에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2022년 6월 대통령 윤석열이 이 사건 재수사를 공개적으로 지시하자 국정원이 고발하고 검찰이 대대적으로 수사에 착수해 결국 기소까지 진행됐다.

재판부는 정 전 실장 등의 행위가 형법상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봤다. 아무리 흉악범이라도 재판 없이 기본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안에 적용할 법률이나 지침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그 일을 담당한 공무원들을 처벌하는 게 옳은지 의문을 제기하며 검찰을 비판했다. 재판부는 “대한민국 법질서가 처해 있는 모순과 공백을 메우는 대신 수년간 수많은 수사 인력과 공소유지 인력을 투입해 끝내 피고인들에게 징역형 실형이나 집행유예형, 자격정지형, 벌금형 등을 부과해 실제적 불이익을 주는 것이 더 나은 해결책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윤석열 정부의 검찰은 중립성과 독립성을 상실한 채 정권의 사냥개 노릇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임 정부에서 진행한 정치적 판단과 정책적 결정도 수사 대상으로 삼았고, 대표적인 사례가 이번 사건이다. 검찰은 법원의 선고유예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반성해야 한다. 법원도 남북관계나 경제정책과 같이 고도의 정치적·정책적 요소가 개입된 사안에는 사법적 판단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이 서울 서초동 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이 서울 서초동 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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