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사과 끝내 못 받고 영면
‘평화나비네트워크’ 대학생들
“이제 생존 피해자 7명만 남아
성노예제 문제 끝까지 외칠 것”

평화나비네트워크 소속 대학생들이 19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지난 16일 세상을 떠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의 뜻을 잇겠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내가 일본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역사의 진실을 솔직히 인정하라는 것이고, 그 진실을 기반으로 해서 공식 사죄, 법적 배상하라는 것입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동아리인 평화나비네트워크 소속 대학생들이 19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고 길원옥 인권운동가가 생전에 한 말을 따라 읽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길원옥 할머니는 일본에 그 어떤 사죄도 받지 못한 채 결국 세상을 떠나야 했다”며 “(피해자가) 한 분이라도 더 살아계실 때 일본이 자신들의 전쟁범죄를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16일 인천 자택에서 97세로 별세한 길 인권운동가는 1998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를 보고 정부에 신고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다. 신고 뒤 매주 수요시위에 참석했고 유엔 인권이사회와 미국·프랑스·독일 등을 찾아가 위안부 문제를 세계에 알렸다. 현재 남은 피해자는 이용수 인권운동가를 포함해 7명이다.
김한비 경기 평화나비네트워크 대표는 “늘 우리 아이들이 같은 일을 겪지 않도록 투쟁한다고 하신 말씀을 기억한다”고 길 인권운동가를 추모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할머니들이 다 돌아가시고 이 문제가 덮이길 기다리고 있는데, 이젠 대학생들이 할머니의 마음을 이어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해결하라고 외치겠다”고 말했다.
김남호 고려대 평화나비 지부장은 “(지난) 16일 길원옥 할머니가 돌아가시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7명으로 줄었다”면서 “얼마나 시간이 걸려야, 얼마나 더 노력해야 문제가 해결되느냐”고 물었다. 이어 “성노예제 문제는 국가 분쟁 사안도 아니고 정치 쟁점도 아니다”라며 “더는 고통받는 사람이 없도록 한시라도 빨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근처에서 열린 ‘제1688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로 이동해 시위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