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신네르 ‘솜방망이 징계’ 겨냥
“일관성 없이 상위권에 특혜” 비판

남자 테니스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 기록(24회)을 가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도 테니스 도핑 시스템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조코비치는 18일 카타르 도하에서 카타르오픈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테니스계 도핑 사건 처리 과정에서 선수들 사이에 ‘특혜’가 있다는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최근 테니스계에서는 남자 세계 1위 얀니크 신네르(24·이탈리아·사진)의 도핑 적발과 징계를 놓고 형평성 문제로 논란이 뜨겁다. 신네르는 도핑 검사에서 금지약물이 적발돼 3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5월4일까지 공식 대회에 나설 수 없지만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5월26일 개막)에는 출전할 수 있다. 이에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일고 있다.
BBC는 테니스 선수 리암 브로디(영국)의 말을 인용해 “프리미어리그 축구 선수가 여름 비시즌 기간에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것과 다를 바 없다. 징계가 신네르 커리어에 최소한의 영향만 주도록 설계된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조코비치 역시 “대부분 선수들이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며 “유능한 변호사에게 접근할 수 있는 상위권 선수라면 자신의 징계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고 비판했다.
신네르는 지난달 호주오픈에서 첫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올렸으며, 세계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앞서 지난해 3월 두 차례나 도핑에서 적발됐고 “트레이너가 상처 치료를 위해 피부에 뿌린 약이 오염원이었다”며 고의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세계테니스청렴기구(ITIA)는 도핑검사 기간 참가한 대회의 상금과 랭킹 포인트를 무효로 하는 가벼운 징계만 내렸다.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지만, 최근 신네르와 3개월 출전 정지에 ‘합의’하면서 소를 취하해 CAS 청문회도 불발된 것이 논란의 지점이다.
과거 여자 테니스 세계 2위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와 시모나 할레프(루마니아)의 사례도 형평성 논란이 있었다. 시비옹테크는 지난해 트리메타지딘 복용이 적발됐지만 1개월 출전 정지에 그친 반면, 할레프는 2022년 US오픈에서 록사두스타트 양성 반응으로 4년 출전 정지를 받았다가 올해 3월 항소 끝 9개월로 감경됐다.
조코비치는 “현재 도핑 시스템은 일관성 부족으로 선수들을 좌절하게 만든다”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WADA와 ITIA는 “특정 선수에게 특혜를 준 적 없으며 모든 사건은 객관적인 증거에 따라 처리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