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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온 AI 시뮬레이션 시대

입력 2025.02.19 21:22

수정 2025.02.19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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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 후보 선정 과정에서 드러난 명태균의 여론조사 조작 사건은 단순한 범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는 전통적 여론조사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내는 사건이다. 기존 여론조사는 표본 선별 과정의 조작 가능성, 응답자들의 바람직한 답변 편향, 그리고 응답과 실제 행동의 괴리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여론조사가 중요한 의사결정 도구로 활용되는 현실에서 이런 취약성은 단순한 오류를 넘어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문제다.

이러한 한계는 2024년 미국 대선에서도 드러났다. 주요 여론조사 기관들이 해리스의 우세를 점쳤으나 베팅 시장은 정반대의 신호를 보냈다. 영국의 베팅 플랫폼 ‘Betfair Exchange’에서는 1억2500만파운드가 트럼프에게 걸렸고, ‘Polymarket’에서는 한 투자자가 2800만달러를 트럼프에게 베팅해 8500만달러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탠퍼드대학 마이클 번스타인 교수와 박준성 연구원의 인공지능(AI) 기반 사회 시뮬레이션 연구는 주목할 만한 대안이다. 2023년 이들은 25개의 AI 에이전트가 사는 작은 가상 마을을 만들었다. 이곳에서 AI 에이전트들은 마치 실제 사람들처럼 서로 관계를 맺고, 정보를 나누며, 심지어 선거운동까지 자발적으로 조직했다. 예를 들어 한 에이전트가 시장에 출마하면 다른 에이전트들은 이에 대해 토론하고 의견을 주고받으며 실시간으로 상호 영향을 끼쳤다. 이 연구는 AI 에이전트가 집단적 행동과 사회적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인간의 사회적 행동을 예측할 수 있음을 보여준 첫 사례였다.

2024년에는 더 큰 규모의 실험을 진행했다. 미국 인구를 대표할 수 있도록 통계적으로 선정된 1052명의 표본 집단을 심층 인터뷰하여 각자의 성격, 정치 성향, 가치관, 사회적 배경을 AI 에이전트에 반영했다. 이렇게 만든 1052개 AI 에이전트가 표본 집단과 얼마나 비슷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실험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미국의 대표적 사회조사인 GSS에 대한 에이전트들의 답변은 표본 집단의 답변과 85%나 일치했다. 이는 기존 여론조사보다 훨씬 높은 정확도다. 특히 정치나 사회 문제에 대한 질문에서 AI는 표본 집단의 답변과 더 일치했다. 또한 경제게임이나 행동실험에서도 에이전트들은 표본 집단과 거의 비슷한 행동을 보여 AI 시뮬레이션이 인간의 행동을 예측하는 데 유용함을 입증했다.

이러한 AI 시뮬레이션이 활용될 수 있는 분야는 광범위하다. 선거 예측은 물론이고 정부 정책 결정, 사회적 갈등 관리, 기업의 신제품 출시 전략 수립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정부가 의료제도 변경과 같은 새로운 정책을 발표하기 전 AI 시뮬레이션을 통해 각 계층의 반응과 정책 수용성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다. 기업들도 이를 통해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미리 파악하여 최적의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물론 AI 시뮬레이션이 전통적 여론조사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그러나 두 방식의 결합은 더 정확하고 정교한 사회 예측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단순한 응답 수집을 넘어 AI가 만들어내는 정교한 사회적 상호작용의 시뮬레이션으로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관민 싱가포르 난양공대 석좌교수

이관민 싱가포르 난양공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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