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가율 83%로 일반낙찰보다 10%포인트 높아…HUG “합리적 가격”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비싸게 경매 주택을 낙찰해 전세가가 오르는 등 집값 거품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왔다. HUG는 그러나 지역별 낙찰가율을 고려해 합리적 가격에 사들였다고 반박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0일 서울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2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HUG 경매 낙찰 4555건을 분석한 결과, HUG가 직접 낙찰받은 주택은 1242건으로 낙찰가율(집값 대비 낙찰액)은 83%라고 밝혔다.
경실련은 HUG의 낙찰가율이 일반낙찰의 낙찰가율인 73%보다 10%포인트가량 높아 HUG가 비싸게 낙찰받았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또 HUG가 임대인을 대신해서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을 갚아준 대위변제액이 2022년 746억원, 2023년 1629억원, 2024년 7077억원으로 올랐고, 집값 대비 보증금 비율인 전세가율은 2022년 85%, 2023년 85%, 2024년 92%로 최근 3년간 90% 수준이었다고 했다.
경실련은 HUG가 대신 갚은 보증금을 회수하기 위해 경매 시장에서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직접 주택을 낙찰받으면서 경매가를 띄웠다고 주장했다.
HUG는 임대인 대신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을 갚아준 후, 해당 주택을 경매에 부쳐 낙찰자로부터 보증금을 전액 혹은 일부 회수해왔다. HUG는 이렇게 낙찰받은 주택을 ‘든든전세’라는 공공주택으로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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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택수 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팀 부장은 “HUG가 경매낙찰 가격을 높이는 방식으로 고가로 주택을 직접 매입하는 것은 집값 거품을 떠받치는 또 다른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HUG 측은 전세사기 여파로 채권 회수가 지연된 영향으로 직접 매입에 나섰다고 해명했다. HUG 관계자는 “대규모 전세사기가 발생하면서 경매 시장에 적체가 발생하고, 그에 따라 채권회수가 지연됐다”며 “든든전세 사업을 통해 무주택자에게 시세보다 싼 가격에 공급해 서민 주거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HUG는 합리적 가격으로 매입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지역별 낙찰가율 등을 고려해 입찰가를 산정하고, 시세변동 반영을 위해 매월 입찰가 산정기준을 조정해 합리적인 가격 수준에서 매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