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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채소

잎을 먹는 채소가 잎채소이다. 배추·상추·시금치·깻잎 등이 있다. 줄기를 먹는 채소가 줄기채이다. 양파·마늘·죽순·머위·아스파라거스 등이 있다. 열매나 헛열매를 먹는 채소를 열매채소 또는 과채(果菜)라고 한다. 오이·참외·멜론·수박·호박·딸기·토마토·가지 등이 그것이다. 꽃봉오리나 꽃을 먹는 채소가 꽃채소이다. 호박꽃·들깨꽃봉오리·브로콜리·아티초크 등이 있다.

뿌리나 뿌리줄기나 덩이줄기를 먹는 채소는 두루 뿌리채소라고 한다. 감자·고구마·칡·무·마·토란·당근·우엉·연근·도라지·더덕·생강 등이 여기 속한다. 뿌리채소는 흉년과 기근에 곡식의 빈자리를 메꾸기도 했다. 그래서 감자·고구마·칡·마·토란 등에 ‘구황(救荒)’이라는 말이 붙는다.

뿌리채소에서 온 녹말은 밀가루 못잖은 국수의 재료이다. 밀가루가 흔해지기 전까지 한반도에서 가장 만만한 국수 반죽감은 메밀가루보다 칡의 전분이었다. 이윽고 감자를 재배하면서 북녘에서는 감자 녹말로 ‘농마(녹말)국수’를 뽑기 시작했다. 함흥냉면도 여기서 태어났다. 분단 이후 남녘 함흥냉면 재료는 고구마 녹말로 대체돼 오늘날에 이른다. 당면도 잊을 수 없다. 20세기 전반부터 조선은 상당한 당면 생산지였다. 당면은 원래 녹두 녹말로 만들었다. 그러다 녹말 받기가 더 나은 고구마가 녹두를 대신하게 됐다.

그러다 바뀐 음식 문화사도 있다. 원래 여러 가지 채소와 고기를 가늘게 썰어 볶고 이 모두를 섞어 완성하던 한식 잡채는, 고구마 녹말 당면이 흥성하자 당면이 주재료가 된 ‘당면 잡채’로 금세 모습을 바꾸었다. 조선산 당면은 일본으로도 들어갔다. 1920년대 조선에서 오사카 지역으로 들어간 당면은 일식 중화요리인 ‘하루사메사라다(春雨サラダ)’의 뒷배가 되었다. 전골에 당면 사리를 푸는 모습도 조선·일본 양쪽에서 이즈음에 나타난 듯하다. 고구마는 희석식 소주의 역사에서도 중요하다. 희석식 소주는 순도 높은 주정을 받아, 거기에 물과 감미료 등 첨가물을 타 만든다. 희석식 소주 산업은 1920년대 고구마 녹말 주정을 쥐고 시작했다.

아득한 예부터 먹어온 뿌리채소라면 단연 무가 있다. 무우·무수·무시 등 발음과 표기가 여럿이었던 무는 한자로는 나복(蘿蔔)·내복(萊菔)·청근(菁根) 등으로 썼다. 무는 일찍부터 사계절 채소, 어린줄기를 먹을 수 있는 채소(열무), 잎까지 먹는 채소(무청·시래기)로 사랑받았다. 무짠지는 김치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에도 무는 배추·고추·마늘과 한국인의 4대 채소를 이룬다.

생강 또한 잊지 못할 뿌리채소다. 생강은 양념거리와 향신재로 그치지 않는다. 생강채·생강정과·생강편·생강차 등은 늘 청신하다. 딴소리지만 녹말의 으뜸은 생강 녹말 아닐까. 한편 감자는 우리가 잊고 있는 봄의 전령이다. 전남과 제주에서는 지난해에 심어 겨울을 난 햇감자를 캐 시장에 내고 있다. 심는 데서는 지금이 봄감자를 심는 때이다. 이처럼 뿌리채소는 살펴보고 돌아볼수록 볼 게 많은 작물이다. ‘먹는 풀뿌리’를 훌쩍 뛰어넘는 속내가 있는 사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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