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한 전통시장에 배추가 놓여있다. 정효진 기자
지난해 이상기후 영향으로 생산이 감소하며 가격이 급등한 배추와 무의 수입량이 역대급 규모를 기록했다. 대규모 수입에도 불구하고 가을과 겨울 작황 부진에 따른 출하량 감소로 올 1분기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이 우려된다.
2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배추 수입량은 전년(164t) 대비 25배 넘게 증가한 4135t으로 최근 10여년 새 최대 규모다. 배추 연간 수입량은 2020년 643t, 2021년 67t, 2022년 2030t 등으로, 배추 파동이 있었던 2022년을 제외하면 최근 10년간 연간 평균 수입량은 수십t에서 수백t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수입된 배추와 무는 전량 중국산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급 불안으로 가격이 뛰자 정부가 배추와 무 등 수입 농산품에 관세율을 한시적으로 낮추는 할당관세를 적용했고, 이를 통해 민간 수입업체들이 중국산 배추와 무를 대거 수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 물량은 가정용이 아닌 식자재 마트와 급식업체 등에 주로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무의 수입량도 최근 10여년 새 최대치를 기록했다. 무 연간 수입량은 2020년 5114t, 2021년 7694t, 2022년 2461t, 2023년 1307t, 지난해 1만4973t 등이다.
배추와 무는 기후변화 영향으로 지난 한 해 동안 수급에 문제가 컸다. 여름철엔 폭염과 가뭄으로, 9~10월 가을철 파종기와 정식기엔 고온과 집중호우 등으로 인해 생육이 부진하면서 공급량이 줄었다.
실제 지난해 가을배추 생산량은 전년과 평년(2020∼2024년) 대비 각각 6.3%, 6.4% 감소한 116만4000t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한 4분기 배추 평균 도매가격(가락시장 상품 기준)은 전년과 평년 대비 각각 61.8%, 67.7% 상승한 1만2760원(10kg)으로 집계됐다. 4분기 무의 평균 도매가격 역시 전년과 평년 대비 각각 145.2%, 87.0% 상승한 2만3710원(20kg)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수급 전망도 어둡다. 최근엔 월동채소 주산지인 전남과 제주지역에 대설과 한파가 집중되면서 생산량이 감소했다. 농식품부는 배추와 무 등 월동채소 주산지 생산량이 전년과 평년 대비 약 12~18% 감소했으며, 이 때문에 설 명절 이후 수요 감소에도 가격이 높다고 설명했다.
농경연은 “1분기 배추 도매가격은 겨울배추 출하량 감소로 전년(8380원)과 평년(7740원) 대비 상승하고, 무 역시 전년(1만1330원)과 평년(1만1700원)보다 높은 가격대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농식품부는 오는 26일까지 예정된 배추와 무 등 월동채소 할인지원(최대 40%) 기간을 3월까지 연장하고, 정부비축 겨울무 500t을 대형마트에 도매가격의 70% 수준으로 저가 공급할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배추와 무는 민간수입 물량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인수해 도매시장, 김치·식자재업체 등 실수요업체에 직접 공급하는 등 가공업체, 외식업체의 원재료 구매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