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식품·주거·의료 지출이 70%, 살아도 사는 게 아닌 서민들 삶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닫기

보기 설정

닫기

글자 크기

컬러 모드

컬러 모드

닫기

본문 요약

닫기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닫기

식품·주거·의료 지출이 70%, 살아도 사는 게 아닌 서민들 삶

지난해 소득 하위 20% 계층의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와 주거비,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교통비·통신비까지 더한 지출 비중은 80%가 넘는다. 이 정도면 하루하루 버티는 것이지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다. 자녀 교육 등 미래를 위한 투자나 문화 생활 향유는 꿈도 못 꾼다. 실제로 하위 20%의 교육비 지출 비중은 1.2%로 상위 20% 계층(14.0%)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23일 경향신문이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소득 하위 20%의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주거비·의료비 비중은 69%였다. 2017∼2018년 약 65%였던 이 비중은 2020년에 67.5%로 증가한 뒤 계속 상승하고 있다. 1차 원인은 물가 상승이다. 특히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가 지난해 3.9% 올라 소비자물가 상승률(2.3%)을 웃돈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소득 하위 20%는 연 소비지출(1311만원)에서 식료품비로 35.6%인 467만원을 썼다. 2020년 이전 평균 비중은 33.6%였다. 지난해 병원 진료비 등을 포함한 의료비 상승률도 2009년 이후 가장 높았다. 의료비 비중은 2020년 이후 꾸준히 내려가다가 지난해 12.3%(161만원)로 급등했다. 하위 20% 주거비도 276만원으로 전체 소비의 21.1%를 점했고, 이 비중 역시 2017년 이후 가장 컸다.

물가는 올해도 꺾일 기미가 안 보인다. 12·3 내란 사태 후 급등한 원·달러 환율이 국제유가 상승과 맞물리면서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다. 연초부터 가공식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편의점 도시락으로 한 끼를 때우고 커피 한 잔만 마셔도 1만원이 넘는다. 대학 등록금이 5% 올랐고, 대학가 월세도 급등하고 있다. 1월 생산자물가는 한 달 새 0.6%나 뛰었다. 1~2개월 뒤면 소비자물가에 고스란히 반영될 것이다.

서민들을 구제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삶에 희망이 있을 수 없다. 가계 지출 가운데 생필품 비중이 작아져야 내수 경기도 살아난다. 여야와 정부는 민생의 기본인 물가부터 잡고,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의료와 주거 복지 등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짜야 한다. 빈부 격차가 교육 격차로 이어지지 않게 공교육을 강화하고 미래세대의 교육환경 투자도 늘려야 한다.

음료, 과자, 빵 등 가공식품과 외식 메뉴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음료, 과자, 빵 등 가공식품과 외식 메뉴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 AD
  • AD
  • AD
닫기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