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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선고’ 받은 독일 좌파당…문신한 ‘틱톡 여왕’이 살렸다

입력 2025.02.25 21:28

수정 2025.02.25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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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세 원내대표

하이디 라이히네크

하이디 라이히네크 좌파당 원내대표가 지난 23일(현지시간) 독일 연방의회 총선 출구조사 발표 후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하이디 라이히네크 좌파당 원내대표가 지난 23일(현지시간) 독일 연방의회 총선 출구조사 발표 후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총선서 8.8% 득표율 ‘이변’
우경화 지친 젊은 층 지지
“어두운 정치에 희망의 빛”

독일 진보정당 좌파당이 살아 돌아왔다. 사망 선고 직전 기적처럼 부활해 지난 23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 연방의회 총선거에서 깜짝 이변을 만들어냈다. 좌파당을 궤멸 위기에서 심폐소생한 장본인은 36세 원내대표 하이디 라이히네크. 왼팔에 사회주의 혁명가의 얼굴을 새기고, 58만 틱톡 팔로어를 보유한 라이히네크에게서 극우 돌풍에 지친 독일인들은 희망을 본다.

동독 사회주의통일당(SED)을 일부 계승한 좌파당은 지지 기반이던 동독에서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득세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정당 득표율 8.8%를 기록해 전체 630석 중 64석을 확보하는 기록을 썼다. 특히 18~24세 청년층 표 27%를 쓸어 담았다. 베를린에선 1위(득표율 19.9%)를 차지했다.

독일 언론들은 정치권이 우경화하고 AfD가 4년 전보다 2배 가까이 세력을 키운 시기에 라이히네크가 진보적인 젊은 유권자들의 분노와 지지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기성 정치인과는 사뭇 다른 라이히네크 이미지도 눈길을 끌었다. 자신을 사회주의자이자 페미니스트, 반파시스트로 정의한 그는 왼쪽 팔뚝을 독일 사회주의 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 얼굴 문신으로 가득 채웠다. 기성 정치인에게 기죽지 않고, 일반 대중들에겐 친근하게 다가가는 모습도 신선한 점이었다고 독일 언론은 전했다.

특히 라이히네크의 2분짜리 연설 하나가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서 바이럴(입소문)을 타며 유권자 지지를 끌어올렸다. 지난달 29일 의회 연단에 서서 반이민 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AfD와 협력하려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연합(CDU) 대표를 향해 열변을 토하는 모습이었다. 독일 일간 타게스차이퉁(taz)은 이 연설을 두고 “새 별이 떴다”고 평가했다. 라이히네크의 영상은 틱톡에서 조회수 710만건을 넘어섰다.

25일 기준 라이히네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팔로어 수는 틱톡 58만명, 인스타그램 52만명을 웃돈다. 진보당 지지자들은 그를 “하이디 여왕” “틱톡의 여왕” 등으로 부른다.

좌파당은 독일 극우를 막아설 “마지막 방화벽”이라며 공격적인 유세를 폈다. 좌파당은 선거를 앞두고 한 달 만에 신입 당원 3만명을 모집했으며, 15년 만에 당원 수가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정책분석센터(CEPA)는 “좌파당은 전통적인 좌파 이데올로기를 유지하면서 접근법을 현대화했다”고 분석했다. 독일 작가이자 언론인 파트마 아이데미르는 가디언 기고에서 “(좌파당의 약진은) 인종차별적 담론이 선거 운동에 깊게 뿌리내린 어두운 시기 독일 정치 지형에 희망의 빛”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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