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가 26일 국회 연금개혁특위 설치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또 28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우 의장, 여야 대표가 참석하는 국정협의체에서 구체적 논의를 진전시키기로 했다. ‘모수개혁부터 하자’는 더불어민주당 요구는 국정협의체에서 합의를 시도하고, 직역·기초연금 등까지 전체 틀을 재설계하는 구조개혁은 여당이 요구한 특위에서 논의키로 한 것이다. 헛바퀴 돌던 연금개혁 논의 틀이 일보전진한 것은 바람직스럽다.
국민연금공단 통계를 보면, 지난해 10월 기준 전체 가입자 수는 2181만2216명으로 2023년 말보다 57만2571명 줄었다. 반대로 이 기간에 수급자는 723만5901명으로 41만3723명 증가했다. 2차 베이비부머(1964~1974년생) 은퇴도 시작돼 연금구조 변동폭이 커진 것이다. 이 추세면, 연금 부채가 하루 885억원 발생하고, 2027년엔 보험료 수입보다 급여 지출액이 커질 것으로 연금공단은 보고 있다.
그럼에도 여야 논의는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정하는 모수개혁부터 첫 단추를 끼우지 못하고 있다. 보험료율은 현행 9%에서 13%로 올리기로 공감했으나, 소득대체율은 민주당이 44%, 국민의힘이 43%로 엇갈려 있다. 1% 접점을 놓고 횡보하다, 요 근래는 정부안에 담긴 자동조정장치를 동시 도입하는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자동조정장치는 인구구조(출생률·기대수명)나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보험료·수급액을 조정하는 제도이다. 국내 인구·경제 전망에 견줘, 연금이 점진적으로 감액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이 국회 승인을 거치는 조건부 검토안을 내놨다가, ‘자동삭감장치’라는 시민사회·노동계 반발에 추가 논의로 방향을 틀었다. 가뜩이나 국민연금이 노후보장에 미흡해 수용자들이 민감해하는 제도가 됐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이 받는 월평균 국민연금은 65만원 수준이다. 그만도 못 받는 수급자와 아예 국민연금 제도 밖에 있는 사람도 상당하다.
노후 복지체계의 최대 축인 국민연금은 재정개혁과 시민 수용성을 절충한 사회적 합의를 해야 한다. 모수개혁부터 2월 국회에서 매듭짓고, 여야·세대·수용자 간 이견이 있는 자동조정장치 도입은 국회 특위의 구조개혁 틀에서 신중히 논의하길 권한다. 자동삭감도 일괄 적용보다는 연금구간 등에 따라 세부적 보완책을 강구할 수 있다. 여야는 쉽고 급한 것부터 합의 처리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양당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장 주재 회동에 참석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