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집권 2기 첫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북한이 이달 초부터 우크라이나가 점령 중인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전장에 추가 파병한 걸로 보인다고 국가정보원이 27일 밝혔다. 국정원은 “정확한 규모는 파악 중”이라는데, 1000명 이상이라는 말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도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속도를 내자, 러시아는 쿠르스크 탈환이 다급해졌고, 북한은 추가 파병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더 많은 걸 얻어내려는 계산일 것이다. 북·러의 군사적 밀착은 한국에 위협 요인이다. 여기에 트럼프가 동맹보다 실리를 우선시하면서 한반도 안보에도 불안정성을 키우는 불씨가 드리우고 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은 28일 워싱턴에서 광물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 협정은 우크라이나 희토류 공동 개발로 미국이 전쟁 지원 비용을 회수하고, 재건 비용을 미국 주도로 집행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트럼프의 종전 로드맵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는 26일 집권 2기 첫 각료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 요구에 “나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유럽에 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유럽연합(EU)을 향해선 “EU는 미국을 뜯어먹기 위해 형성됐다”며 관세 부과를 압박하고, 우크라이나 안보를 책임지라고 몰아붙였다. 지난 24일 유엔 총회에서 미국 주도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묵인하는 안보리 결의안이 통과됐다. 미국이 대서양동맹인 영국·프랑스 대신 러시아·중국 편을 든 것으로, 2차 세계대전 후 줄곧 유지된 국제안보 질서가 허물어졌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트럼프에게 안보는 동맹과 우방국을 상대로 한 돈벌이 수단이 됐다.
트럼프의 실리 우선에 한국만 예외일 리 만무하다. 트럼프는 이미 한국을 ‘현금인출기’로 부르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를 예고했다. 한·미 군사훈련 축소·중단을 협박하며 대미 투자 확대 등을 요구할 수도 있다. 어쩌면 트럼프에게 ‘70년 한·미 동맹 가치’는 거추장스러운 레토릭일 수 있다. 한·미 당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원칙을 거듭 확인했지만, 트럼프가 한국을 제쳐두고 북·미 핵 협상에 나서지 않을 거라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영국·독일 등 주요 유럽 국가들이 안보를 더 이상 미국에 의존할 수 없다며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도 한·미 동맹만 부르짖고 안주해선 안 된다. 트럼프발 변수가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을 점검하고, 유연하고 치밀하게 대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