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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에 되새기는 헌정질서의 가치

입력 2025.03.02 18:15

수정 2025.03.02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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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주년 3.1절이었던 지난 1일  서울 경복궁역 일대에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 범시민 대행진(왼쪽)이, 여의대로에서 세이브코리아 주최로 윤석열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3·1절 국가비상기도회’가 각각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106주년 3.1절이었던 지난 1일 서울 경복궁역 일대에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 범시민 대행진(왼쪽)이, 여의대로에서 세이브코리아 주최로 윤석열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3·1절 국가비상기도회’가 각각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헌법 전문은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규정한다. 3·1운동이 대한민국 자유민주적 헌정질서의 밑거름인 셈이다. 그러나 대통령 윤석열의 12·3 내란으로 헌정질서는 위기에 처했다. 시민의 평화적 저항과 국회의 신속한 대응으로 내란은 일시 제압됐지만 윤석열을 추종하는 극우의 발호는 헌정 위기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제106주년 3·1절인 지난 1일 극우단체 주도로 광화문·여의도에서 윤석열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경찰 추산 12만명이 모인 집회에선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12·3 내란 중요 임무 종사자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변호인이 대독한 ‘옥중 편지’에서 “불법 탄핵재판을 주도한 문형배·이미선·정계선을 즉각 처단하자”고 했다. 여의도 집회에는 국민의힘 의원 36명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서천호 의원은 “공수처, 선관위, 헌재 모두 때려부숴야 한다”고 했다. 극우에 의존해 세를 결집하려는 무책임하고 자해적인 정략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사회는 진보·보수의 양 날개로 날고, 민주주의는 다름의 인정과 다양성의 토대에서 작동한다. 그걸 보장하는 게 대한민국 헌정질서이다. 그러나 윤석열은 12·3 비상계엄을 통해 자신을 반대하는 정치인을 잡아가두고 언론을 압살하려 했다. 민주화 이후 국가 운영의 근간이 되어온 사회적 합의를 깨버린 것이다. 윤석열을 옹호하는 극우세력의 심각성 또한 여기에 있다. 이들은 공존의 규칙 자체를 부정함으로써 사회를 내전 양상으로 몰아가고 있다.

대한민국은 3·1운동, 임시정부 수립,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월항쟁을 거쳐 민주화·산업화·선진화를 이뤘다. 식민지를 경험한 나라 중 유일무이한 사례이다. 이처럼 어렵게 쌓아올린 성취가 허물어질 위기에 처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부설 경제분석기관인 EIU가 최근 발표한 ‘민주주의 지수 2024’에서 한국은 전년보다 8.09점 하락한 7.75점으로 ‘완전한 민주주의’ 범주에서 ‘결함 있는 민주주의’ 범주로 추락했다. EIU가 이 지수를 산출한 2006년 이래 한국이 받은 최저점이다. EIU는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를 주된 이유로 꼽았다.

3·1운동에 나선 애국선열이 꿈꾼 나라는 민주주의·자유·인권·평화가 강물처럼 흐르는 정의로운 나라였을 것이다. 반대 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헌법기관을 군홧발로 짓밟는 독재공화국이 아니었다. 그런 점에서 내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자유민주적 헌정질서를 지키는 것이야말로 3·1 정신을 계승하는 참된 길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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