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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의 시야에서 벗어난 사람들의 목소리

시국 대응을 위해 24개 청년단체로 구성된 ‘윤석열 물어가는 범청년행동’은 탄핵 찬성·반대 집회 모두에 참여하지 않은 청년들을 인터뷰하는 ‘언급되지 않는 청년 100인의 목소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일상이 바빠 집회에 참여할 여유가 없는 노동자, 탄핵안 가결 후 집회가 끝났다고 인지한 청년, 서울 중심의 집회 환경으로 인해 참여가 어려운 비수도권 거주자까지. 광장의 바깥에서 계엄 정국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들이 모이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집회에 나가지 않는 이유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현재 헌정 질서를 부정하는 극우 세력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사회의 분열과 갈등은 심화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는 조정자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여의도, 남태령, 한남동, 광화문 등지에서 시민사회가 다양한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탄핵안 가결 이후 상당수 시민은 정치에 대한 피로감으로 인해 거리를 두고 있다. 이 와중에 미디어는 탄핵 찬성·반대 집회의 참여 인원만을 강조해 이를 여론의 동향인 양 보도하며, 극단적인 소수가 과대 대표하게 한다. 반면 조용히 일상을 살아가는 다수의 생각과 고민은 쉽게 묻히고 있다.

대한민국이 ‘위기’에 처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위기가 무엇인지, 누구에게 영향을 미치는지는 정치적 관여도에 따라 다르게 인식된다.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처럼 헌정 질서 자체를 부정한 사건도 있었지만 광장 밖의 많은 청년은 계엄령 해제, 탄핵안 가결, 윤석열 체포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며 시민과 국가 시스템에 신뢰를 보냈다. 지난해 12월3일, 모두가 악몽 같은 밤을 지새웠지만 슬기롭게 해결해 나가는 국가 공동체를 믿으며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국가 리더는 부재하고 정책은 방향조차 잡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실제 시민들이 마주한 진짜 위기는 ‘불경기와 불평등의 일상’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야 하는 현실이다. 단식하는 세월호 유가족 앞에서 폭식하고, 온갖 혐오로 약자를 공격하는 모습은 이번 계엄 시국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몇몇 극단주의 청년들의 행동을 분석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다수 청년들의 목소리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마주한 진짜 위기일지 모른다.

치매를 앓는 할머니를 부양하며 노인 복지의 부족함을 토로하는 세대주 청년, 서울로의 이주를 고민하면서도 고향의 소멸을 걱정하는 비수도권 거주자, 육아와 경력단절의 이중고에 시달리면서도 아이로 인해 늘어난 웃음을 지키고 싶다는 여성까지. 이들의 목소리는 공동체의 내일을 담고 있고, 광장에서 외치는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 정치가 이를 해결할 의지가 없기에 침묵을 강요당할 뿐이다.

시민들은 최선을 다했다. 이제 사법과 정치의 시간이 남았다. 시민들의 외면이 좌절과 체념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려면 미래를 향한 실질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이한솔 한국사회주택협회 이사장

이한솔 한국사회주택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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