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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열여고 성인반 ‘특별한 입학식’···“83살에 여고생 됐어요”

전북 첫 일반계 고등학교서 성인반 운영

1학년 입학생 119명 중 18명이 ‘만학도’

4일 오후 익산시 함열읍 남당리 함열여자고등학교 강당에서 성인반 학생들이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전북교육청 제공

4일 오후 익산시 함열읍 남당리 함열여자고등학교 강당에서 성인반 학생들이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전북교육청 제공

배우려는 의지 앞에 나이는 아무 의미가 없었다.

4일 오후 2시 전북 익산시 함열읍 남당리 함열여자고등학교 강당에는 나이 지긋한 성인반 학생들이 일반 고등학생들과 나란히 섰다. 이날은 함열여고의 입학식 날이다.

함열여고 1학년 입학생 119명 중 18명은 성인반 입학생이다.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집안 사정 등으로 학업을 미뤄왔던 어르신들이 여고생이 된 것이다.

함열여고 성인반 평균연령은 69세다. 문해 교육 졸업자 11명과 검정고시 합격자 3명, 중학교 졸업자 4명 등 18명은 올해 1학년 2반에서 공부하게 된다.

4일 오후 익산시 함열읍 남당리 함열여자고등학교 강당에서 열린 입학식에서 성인반 최고령 학생인 전길자씨(왼쪽)와 일반 신입생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북교육청 제공

4일 오후 익산시 함열읍 남당리 함열여자고등학교 강당에서 열린 입학식에서 성인반 최고령 학생인 전길자씨(왼쪽)와 일반 신입생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북교육청 제공

성인반 연령대는 최고령 전길자씨(83)부터 최연소 임순희씨(52)까지 다양하다.

전씨는 “9남매 중 첫째라서 학교에 다니지 못했다”면서 “동생들이 교복 입고 학교 다니는 게 너무나 부러워 36년 전에 중학교 과정까지 검정고시로 마쳤는데 이제야 고등학교 입학하게 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면서 “못 배운 한이 얼마나 큰 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며 “3년간 무사히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신학대학에 진학하는 게 꿈이다”고 말했다.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성인반을 운영하는 것은 함열여고가 전북에서 최초다. 그간 중학교 과정을 마치고 갈 곳이 없던 익산 문해 교육 어르신들이 ‘우리도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요청을 학교가 받아들여 만들어졌다.

전북교육청은 “성인반 입학생들은 3년 동안 교복 지원과 무상 교육, 중식 제공, 현장 체험학습비 지원 등 일반 학생들과 같은 교육복지 혜택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서거석 전북교육감은 “그토록 원했던 고등학교 생활의 꿈을 이루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어르신들이 학업을 지속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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