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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8 여성파업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4일 서울 중구 세종호텔 고공농성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8 여성파업을 선포하고 있다. 고진수 세종호텔 지부장은 지난달 13일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이 자리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정효진 기자

“여성이 멈추면 세상도 멈춘다”…3·8 여성의날 앞두고 ‘파업’ 선포한 여성들

입력 2025.03.04 16:53

‘3·8 세계여성의 날’을 앞두고 여성노동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이 4일 ‘3·8 여성 파업’을 선포했다. 이들은 “여성이 멈추면 세상이 멈춘다”며 여성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노동현장에서의 성차별·가부장제 타파를 촉구했다.

여성노동 관련 시민사회단체 41개가 모인 ‘2025년 3·8 여성파업 조직위원회’는 이날 서울 중구 명동역 인근 세종호텔 앞에서 여성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세종호텔은 고진수 세종호텔 노조위원장이 고공농성을 하는 곳이다.

2025년 3·8 여성파업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4일 서울 중구 세종호텔 고공농성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8 여성파업을 선포하고 있다. 고진수 세종호텔 지부장은 지난달 13일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이 자리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정효진 기자

2025년 3·8 여성파업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4일 서울 중구 세종호텔 고공농성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8 여성파업을 선포하고 있다. 고진수 세종호텔 지부장은 지난달 13일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이 자리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정효진 기자

회견에서는 먼저 여전히 열악한 여성 노동환경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허지희 세종호텔노조 사무국장은 “노조원 대부분을 해고하고 용역직원을 들이면서 여성 호텔직원의 노동은 비정규직화됐다”며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최저임금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세종호텔은 코로나19 유행시기인 2021년 경영 악화를 이유로 전환배치와 희망퇴직 등을 실시했다. 32명이 희망퇴직했고 퇴직을 거부한 12명은 정리해고됐다. 이에 해고노동자들은 지난 3년간 호텔 앞에서 농성하며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박순향 전국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지부장은 “여성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관리자로부터 ‘노조에 가입하면 해고한다’는 협박을 듣거나 ‘아줌마들이 어디 가서 이 월급 받으며 일하겠냐, 감사한 줄 알라’는 폭언을 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박 지부장은 “여성 노동자들은 이제 투쟁하며 현장을 바꿀 것”이라며 “우리를 갈라치려 해도 단결해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대법원은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들이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에서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인 끝에 2020년 직접 고용됐지만 기존 근무지와 먼 지역으로 발령되는 등 더 열악한 노동환경에 내몰렸다.

학교 내 여성 성폭력에 문제를 제기해온 교사 지혜복씨가 4일 서울 중구 세종호텔 고공농성장 앞에서 3·8 여성파업 선포 기자회견 피켓을 들고 있다.  정효진 기자

학교 내 여성 성폭력에 문제를 제기해온 교사 지혜복씨가 4일 서울 중구 세종호텔 고공농성장 앞에서 3·8 여성파업 선포 기자회견 피켓을 들고 있다. 정효진 기자

일터 내 성차별·가부장제 문제도 지적했다. 학교 내 여성 성폭력에 문제를 제기해온 교사 지혜복씨는 “학교에서 여성들은 성차별을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며 차별·억압을 내면화하고 있다”며 “억압·착취의 고리를 이제는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파업 학생 참가단’의 조영지씨는 “광장에 나온 20~30대 여성과 성소수자가 말하는 민주주의는 윤석열 파면만은 아니다”라며 “파면 이후 우리의 대안을 만들고 가부장적 자본주의를 뜯어고치기 위해 여성파업이 다음 광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여성파업의 역사는 1975년 10월24일 아일랜드에서 처음 시작됐다. 당시 여성들이 일과 가사·돌봄 노동을 거부하고 거리로 나선 것을 계기로 세계 곳곳에서 비슷한 여성파업이 이어졌다. 한국에서는 여성의 날인 지난해 3월8일 처음으로 3·8 여성파업 조직위가 꾸려져 동맹 파업에 나섰다.

3·8 여성파업 조직위는 오는 7일과 8일 여성파업 간담회 등을 열고, 성 평등 돌봄을 위한 노동시간 단축, 성별 임금 격차 해소, 비동의 강간죄 도입, 포괄적 성교육, 임신 중지권 보장, 이주여성 노동자 차별 철폐 등 8대 요구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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