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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행안부 ‘계엄날 국무회의록’ 작성 거부 이유는 대통령실의 ‘엉망진창 공문’ 탓

입력 2025.03.05 15:23

수정 2025.03.05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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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구 제1부속실장이 공문 작성

‘선포 시간’ 등 사실관계 잘못 기재

“작성에 필요한 자료 아무것도 없어”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이 열린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최후 진술을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이 열린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최후 진술을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12·3 비상계엄 선포 직전 열린 이른바 ‘5분 국무회의’와 관련해 당시 대통령실이 행정안전부에 국무회의 회의록 작성을 요구했지만, 행안부가 “회의록 작성을 위한 자료가 아무것도 없다”며 거부한 사실이 확인됐다. 강의구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이 작성한 이 공문에는 ‘계엄 선포 시간’ 등 회의록 작성을 위해 필요한 기초적인 사실관계부터 잘못 기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경향신문 취재결과 강 실장은 지난해 12월30일 검찰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 관련 공문에) 안건명과 제안 이유 등을 직접 적었다”고 진술했다. 행안부가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직전에 열린 국무회의 회의록 작성을 위해 대통령실에 “관련 자료를 보내달라”고 요청하자 강 실장이 공문을 직접 작성해 행안부에 줬다는 것이다.

그런데 강 실장은 공문에 ‘제안 이유’를 적으면서 계엄 선포 시간을 ‘오후 10시’로 적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시간은 ‘오후 10시27분’이었는데 사실과 다르게 잘못 기재한 것이다.

강 실장은 “계엄 선포문 내용은 보지 못했고 제목만 봤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가, 검사가 계엄 선포 시간이 잘못 적힌 점을 지적하자 “계엄 선포문 내용을 보고 기억해서 적었다”고 말을 바꿨다. 이어 그는 “(계엄 선포문) 제목만 본 것인데, 그 앞에 내용이 ‘2200(오후 10시) 선포’라고 돼 있는 것도 봤다”고 다시 진술을 번복했다. 정확히 어떤 자료를 근거로 공문을 작성한 것인지에 대한 진술이 오락가락한 것이다.

강 실장은 당시 국무회의에 배석하지 않았고 회의실에 10초 남짓만 머물렀던 것으로 조사됐다. 강 실장은 “부속실 직원들에게 물어봐서 (참석한 국무위원을) 특정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강 실장은 행안부에 보낸 공문에서, “(국무위원들의 발언 요지는)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국무회의를 했다”고 밝혔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국무위원 다수가 “안건과 의결 등이 모두 없어 국무회의로 보기 어렵다”고 수사기관에 진술한 것과 배치된다.

행안부는 강 실장이 작성한 대통령실 공문을 받았지만 국무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았다. 행안부 관계자 A씨는 검찰에서 “회의록을 작성하기 위한 자료가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A씨는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의 ‘발언이 없다’는 것과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의미는 다른 것”이라며 “국무회의록에 어떤 회의나 논의가 있었는지 기재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어떤 국무위원이 무슨 발언을 했는지조차 알 수 없는 공문에 기초해 국무회의록을 작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반면 윤 대통령은 계엄의 법적 절차인 국무회의록 작성이 안 돼 있는 것에 대해 행안부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7차 변론에서 “국무회의록 작성을 위해 대통령비서실에서 (지난해 12월) 10일날 (관련 자료를) 다 보내줬다”며 “문서 작성 책임과 권한은 행안부(에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측은 지난 3일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실에 자료를 요청하고 관련 자료를 수령했음에도 지금까지 국무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은 행안부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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