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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후의 2인, 혐오하는 사이입니다

[책과 삶] 인류 최후의 2인, 혐오하는 사이입니다

담이, 화이
배지영 지음
민음사 | 228쪽 | 1만5000원

갑자기 세상이 종말을 맞는다. 딱 두 사람만 빼고 모든 사람이 죽었다. 살아남은 이는 ‘담’이라는 남자와 ‘화이’라는 여자다.

성경 창세기의 아담과 하와를 연상시키는 이름의 두 주인공은 필요에 의해 함께 생활하게 된다. 하지만 서로 ‘안 맞는’ 사이란 걸 이내 알게 된다.

둘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모두 죽었지만 핏기 없이 걸어다니는 좀비들이다. 이 ‘걷는 자’들을 물에 빠뜨려 처리하는 일에 매달리는 주인공 담은 좀처럼 쉬지도 않는다. 또 다른 주인공 화이에게 그런 담은 쓸데없는 데 집착하는 ‘하남자’다. 반면 담이 보기에 화이는 게으른 데다 사치까지 일삼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사람이다.

초자연적인 일이 벌어지기 전, 그러니까 종말을 맞기 전까지 담은 하수관 준설원으로 일했고 화이는 백화점 지하주차장 정산소에서 일했다. 둘 다 지하에서 일하는데 지하는 그들의 실존적 위치를 설명해준다.

땅 밑 세상에서 일할 뿐 아니라 사랑과 연애에서도 빛 한 점 들지 않는 세계에서 각자 살아가던 둘은 세상의 종말 이후에야 볕이 드는 땅 위에 실존하게 됐다.

그런데 단 두 사람밖에 남지 않은 세상에서, 하필이면 서로를 혐오하게 된 것이다. 인류 최후의 순간에도 혐오라는 감정은 끈질기게 살아남은 셈이다.

태초에 사람이 둘 이상 모이면 미움이라는 감정이 싹튼다는 중의적인 의미이기도 하다.

소설 속 배경과 여러 장치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또는 세계에 대한 은유로 읽힌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이곳에서 진짜 죽어 사라져버린 것은 무엇인지, 살아 있어도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것은 무엇인지 곱씹게 된다.

작가의 전작인 소설집 <근린생활자>에는 엘리베이터 수리기사부터 하청업체 노동자, 청소기 판촉사원, 태극기부대 노인 등 다양한 비정규직 인생이 등장한다.

작품의 주인공 담과 화이도 마치 이들과 함께 살아왔던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직업 세계에 대한 묘사도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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