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자동차·부품 분야 이어 품목 확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이 적용되는 캐나다와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25% 관세를 약 한 달간 유예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제품의 약 절반 가량, 캐나다산 제품은 약 3분의 1 이상이 관세 면제 대상에 오르게 됐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이래 근 30년 간 주요 산업의 공급망이 통합된 이들 나라에 대한 고율관세로 인한 미국 경제 악영향이 예상되자 나온 조치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적용을 다음달 2일까지 유예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전날 캐나다와 멕시코산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관세를 한 달간 유예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하루 만에 관세 유예 품목을 확대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의 통화 후에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USMCA에 해당하는 모든 상품에 대해 멕시코에 관세를 요구하지 않는 것에 동의했다”며 “이는 4월2일까지 유효하다”고 밝혔다.
4월2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별 상호관세 계획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날짜다. 미국은 이날을 기해 세계 각국의 대미 관세율과 비관세 장벽 등을 두루 고려해 상호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멕시코,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도 유예기간이 끝나면 결국 상호관세로 수렴될 전망이다.
백악관 당국자는 전화브리핑에서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의 목적이 펜타닐 유입 차단에 집중돼 있다고 소개하면서 두 나라가 펜타닐 유입 차단을 위해 해온 노력을 평가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도 성명에서 관세 유예 조치가 4월2일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그때까지) 멕시코와 캐나다가 펜타닐 문제에서 충분한 일을 해내고, 이 문제가 테이블 위에 오르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백악관 당국자는 지난해 무역통계상 USMCA 적용 대상인 멕시코산 제품은 약 50%, 캐나다산 제품은 약 38%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멕시코산 수입품은 50%, 캐나다산 제품은 62%가 여전히 25% 관세 부과 대상이 된다. 다만 백악관 당국자는 정확한 비율은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 농가에서 사용하는 비료 원료인 캐나다산 칼륨과 캐나다산 에너지는 10% 관세가 부과된다. 이 당국자는 또한 기업들이 관세 유예 전 납부한 관세의 경우에는 환급받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관세 유예 조치는 미국 경제 타격에 대한 우려로 주식 시장이 출렁인 이후 나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주가를 의식한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에 “나는 시장을 쳐다보지조차 않고 있다”면서 “(주가가 하락한) 기업들은 글로벌리스트(globalist)”라고 주장했다.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