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확대는 인질의 죽음 초래”
‘휴전 2단계’ 이행 미적에 경고

이슬람 단식 성월인 라마단 기간을 맞아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6일(현지시간) 가자시티 건물 잔해 사이에 모여들고 있다. A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이 휴전 2단계 이행을 회피할 경우 인질들의 목숨이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자신들에게 인질 석방을 요구하며 ‘으름장’을 놓은 데 대한 반감도 드러냈다.
하마스 무장조직 알카삼여단의 아부 오베이다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우리에 대한 공격의 확대는 인질의 죽음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와이넷, DPA 통신 등이 전했다.
이스라엘이 휴전 2단계로 약속했던 철군 등을 하지 않은 채 외려 전쟁 재개 낌새를 드러내자 강한 메시지를 낸 것이다. 오베이다 대변인은 “(이스라엘이) 우리에 대한 침공을 재개하려 미국의 지지를 구하며 합의 이행을 계속 피하고 있다”면서 “적들의 전쟁 위협은 그들 스스로를 실망하게 하는 것으로 이어질 뿐”이라고 말했다.
하마스의 비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향했다. 하젬 카셈 하마스 대변인은 별도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 탓에 휴전 합의와 관련한 문제가 복잡해진다”며 “점령군(이스라엘)이 조건을 이행하지 않도록 부추긴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지금 당장 모든 인질을 석방하고, 당신들이 죽인 사람들의 시신을 모두 당장 돌려보내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도 끝장날 것”이라고 위협성 발언을 했다.
하마스와 이스라엘, 미국이 날선 언사를 주고받는 건 서로 요구하는 휴전 내용과 이행 순서가 다르기 때문이다. 당초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지난 1월 42일 간의 1단계 휴전에 돌입한 가운데 2월 초쯤 2단계 협상을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재건’ 발언 등으로 미뤄져 제한적인 예비 회담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하마스는 당초 합의대로 인질 전원 석방,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를 골자로 하는 휴전 2단계로의 이행을 요구 중이다. 반면 이스라엘은 1단계 휴전을 추가 연장하길 원하며, 지난 2일부터 가자지구로의 구호품 반입을 차단하는 등 강한 압박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도 일단 휴전을 연장하자는 입장이다.
백악관은 전날 가자지구 휴전 연장과 관련해 하마스와 직접 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