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 상용화 회의론에···IBM 부사장 “결과로 보여줄 것”

노도현 기자
제이 감베타 IBM 퀀텀 부사장이 지난 7일 인천 연수구 연세대 국제캠퍼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IBM 제공

제이 감베타 IBM 퀀텀 부사장이 지난 7일 인천 연수구 연세대 국제캠퍼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IBM 제공

“양자컴퓨터 상용화가 늦어질 거라는 회의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결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IBM에서 양자 기술 개발과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제이 감베타 부사장은 지난 7일 인천 연수구 연세대 국제캠퍼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연세대는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실제 연구에 활용 가능한 수준의 127큐비트 양자컴퓨터 ‘IBM 퀀텀 시스템 원’을 도입했고, 이날 해당 컴퓨터가 있는 ‘연세퀀텀컴플렉스’ 개소식을 진행했다.

감베타 부사장은 “2029년이 되면 우리 계획상 최초로 (스스로 오류를 바로잡는) 오류 내성을 갖춘 양자컴퓨터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2~3년 안에 양자 우위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라고 했다. 양자 우위란 양자 컴퓨터가 현존하는 최고의 컴퓨터 성능을 뛰어넘는 것을 말한다.

‘중첩’이나 ‘얽힘’ 같은 양자 현상을 활용하는 양자컴퓨터는 슈퍼컴퓨터보다 훨씬 빠르게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미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이 잇따라 양자 칩을 내놓으면서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일반 컴퓨터는 0 또는 1 하나를 나타내는 ‘비트’라는 단위로 정보를 순차적으로 계산한다. 반면 양자컴퓨터는 0과 1을 동시에 나타낼 수있는 ‘큐비트’를 이용해 여러 계산을 한꺼번에 수행할 수 있다.

온도 등 외부환경 변화에 민감해 오류 발생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상용화의 걸림돌이다. 업계에서도 상용화 시기를 둘러싼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1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기까지 20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재호 연세대 양자사업단장(왼쪽)과 제이 감베타 IBM 퀀텀 부사장이 지난 7일 인천 연수구 연세대 국제캠퍼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IBM 제공

정재호 연세대 양자사업단장(왼쪽)과 제이 감베타 IBM 퀀텀 부사장이 지난 7일 인천 연수구 연세대 국제캠퍼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IBM 제공

감베타 부사장은 한국 양자컴퓨팅 시장을 두고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양자컴퓨터 특성을 활용해 최대한의 가치를 창출하는 ‘알고리즘’ 연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한국 시장이 재료 부문, 생물물리학 분야에서 머지 않은 미래에 양자 우위를 실현하는 사례를 많이 만들어내길 바란다”고 했다.

정재호 연세대 양자사업단장은 “양자 분야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이해도가 상당히 중요하다”며 ‘양자 문해력’ 향상과 산학협력에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단장은 “기업들이 저희한테 양자컴퓨터가 해결책이 될 것 같긴 한데 양자역학이 뭔지 잘 모르겠다고 고충을 털어놓는다”고 말했다. 교내에선 학부·대학원 과정을 통해 전문가를 양성하고, 외부적으로는 기업 맞춤형 협력을 진행해나갈 계획이다.

IBM 역시 양자 생태계 강화에 나선다. 감베타 부사장은 “미래의 컴퓨터 인프라는 양자컴퓨터와 전통적인 컴퓨터를 같이 쓰는 ‘하이브리드’ 형태가 될 것”이라며 “양자컴퓨팅 연구를 수행할 학생들이 이러한 인프라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학습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10년 동안 연세대와 일본·미국 파트너들과 함께 총 4만명의 학생들을 교육하고 육성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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