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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직거래 외교’

입력 2025.03.09 18:15

수정 2025.03.09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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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보는 눈은 다면적이다. 막말 잘하고 허세에 찌든 정치인이란 비판과 영리하고 계산이 치밀한 사람이란 평가가 뒤섞인다. 예측이 힘들고, 냉온탕을 오가는 말이나 행동의 맥락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익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란 데는 견해가 일치한다.

집권 2기 트럼프의 외교 정책에서는 이런 특징이 잘 드러난다. 그에겐 ‘내 편, 네 편’은 없고 오로지 ‘거래’만 있다. 그동안 미국이 지켜온 보편적 가치·규범 존중이나 동맹과의 협력은 뒷전으로 밀렸다. 이로 인해 서방의 단일대오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러시아와 직거래 담판을 시작한 것 역시 트럼프식 외교의 대표적 단면이다.

그 직거래는 중동에서도 이어졌다. 교착 상태인 가자지구 휴전 2단계 진입 협상에 이스라엘이 전격 참석한다. 10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가자 정전회담에 이스라엘도 대표단을 파견해 인질 송환, 인도적 지원 재개 등을 계속 논의키로 한 것이다. 그간 뭉그적거리던 이스라엘의 태세 전환은 바로 미국과 하마스 간 직접 접촉이 불러왔다는 분석이 많다. 이스라엘은 트럼프 행정부와 하마스가 수주간 물밑에서 ‘직거래’한 사실을 모르다 뒤늦게 알고 매우 당혹스러워했다고 한다. 이스라엘의 협상 참여는 향후 휴전 협상에서 빚어질 수 있는 ‘이스라엘 패싱’을 차단하고 협상 주도권을 회복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적과도 직접 부딪쳐 동맹도 움직이게 하는 트럼프 외교의 한 장면이다.

트럼프식 직거래 외교에 한국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지난달 방한한 미 국무부 당국자는 외교 현안 결정에서 한국이 배제되는 ‘코리아 패싱’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북한 핵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직접 대화를 희망한 터다. 우크라이나 사례에서 보듯, 북·미 간 직접 접촉 시 한국은 패싱될 수도 있다. 미국 이익을 최우선하고, 동맹과 적을 넘나들며, 정상 간 직거래를 중시하는 트럼프 외교 앞에서는 결코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대통령 윤석열이 일으킨 내란을 조기 종식하고, 새 대통령과 외교 리더십을 세워야 할 또 하나의 이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간)  워싱턴 의회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마친 뒤 의원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간) 워싱턴 의회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마친 뒤 의원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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