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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가 없으니 땡전도 없다

예능 방송에서 유명 연예인이 학생들 앞에서 이런 말을 했다. “내가 땡전 한 푼 못 받아도 이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연기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어느 날 연기를 하는 게 너무 싫어져 연예계를 떠난 뒤 복귀하면서 한 말이었다.

지금껏 살면서 땡전 한 푼 못 받아도 하고 싶은 일이 있었을까. 일에 대한 그런 열정이 한 번이라도 있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는다. 일이 안 풀릴 땐 으레 ‘재수가 없어서’라는 말을 쉼 없이 내뱉으면서 그럭저럭 그 시간을 버틴 듯하다. 재수가 없으니 땡전이 한 푼도 없다. 땡전이 들어올 운수가 없는데 어찌 내 주머니에 돈이 많을 수 있겠는가.

재수와 돈, 그리고 땡전 사이에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재수’는 본디 재물에 대한 운수를 가리켰다. ‘재수가 없다’는 재물이 들어올 운수가 없다는 뜻이다. 예나 지금이나 재물이 생기는 것은 사람들에게 좋은 일이었나 보다. 단지 재물이 들어올 운수가 자신에게 좋은 일이 있을 운수를 통칭하는 말로 의미가 넓어진 걸 보며 든 생각이다.

돈 이야기를 할 때 우리 속담 ‘땡전 한 푼도 없다’를 빠트릴 수 없다. 주머니가 텅 빈 상태를 이른다. 가진 돈이 한 푼도 없다는 의미다. 한 푼은 동전 한 개를 말한다. 1푼짜리가 10개면 1전, 100개면 1냥이다. 사극에서 국밥 한 그릇값을 치르며 ‘옜소, 세 냥이오’ 하는 장면은 거짓말이다. 국밥 한 그릇 먹으면서 요즘 돈으로 10만~20만원이나 내는 셈이다. 게다가 1푼짜리 동전 수백개를 넣고 다니려면 엄청나게 큰 돈주머니도 필요하다.

땡전은 조선시대 돈인 당백전을 가리킨다. 당백전을 줄여 당전으로 부르다가 생활고에 찌든 사람들이 당전을 거세게 발음하면서 땅전, 땡전으로 변해 오늘에 이르렀다. 당시 땡전은 시중에 너무 많이 풀려 가치가 없는 돈으로 인식되었다. 여기서 땡전에 아주 적은 돈이란 의미가 생겨났다.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돈이 아무리 흔해도 서민의 주머니 사정은 쉬이 나아지지 않는 듯하다. 그러고 보니 나는 재수가 좋은 사람이다. 오늘도 출근할 곳이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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