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과 누적]싱글은 앨범이 아니다](https://img.khan.co.kr/news/r/700xX/2025/03/09/l_2025031001000189000022801.jpg)
제22회 한국대중음악상(한대음) 시상식이 열렸다. 걸그룹 에스파가 3개 부문 수상, 로커 이승윤도 트로피 3개를 가져갔다. 작년 <PSST!>라는 훌륭한 앨범을 낸 존박은 팝 부문 주인공이 됐다. <PSST!>는 정확하면서도 적절한 편곡으로 이뤄진 2024년 최고의 메인스트림 팝 앨범이다. 음악적으로 탄탄한 현재의 대중음악을 듣고 싶다면 강력하게 추천한다.
한대음의 하이라이트는 ‘올해의 음반’이다. 그렇다. 싱글이 대세임에도 앨범은 여전히 중요하다. 이렇게 바꿔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싱글이 가능한 차선이라면 앨범은 불가능한 최선이다. 음악가는 싱글로 상업적 성공을 손에 쥐려 하고, 앨범으로는 예술적 완성을 꿈꾼다. 2025년 올해의 음반 수상작은 밴드 ‘단편선 순간들’의 <음악만세>(사진)다. 짐작건대 ‘단편선 순간들’을 아는 독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리더 단편선은 2010년부터 활동한 인디 음악가다.
시상식 다음날 라이브클럽데이에서 ‘단편선 순간들’의 무대가 있었다. 라이브클럽데이는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에 열리는 이벤트다. 티켓 하나로 홍대 인근 라이브클럽에서 여러 공연을 볼 수 있다. 이날 라이브에서 ‘단편선 순간들’은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관객의 호응을 끌어냈다. 과연, “이 맛에 공연 보는 거지” 싶은 라이브였다.
무대라는 게 이렇다. 무대에서 음악가는 환호가 커지는 만큼 홈런을 목표로 배트를 과감하게 휘두를 수 있다. 요컨대 무대 위에서 음악 예술은 과잉으로 흘러넘친다. 그렇다면 이 과잉을 장점으로 전환해 주목하게 만드는 것도 능력이다. 하나 더 있다. 흘러넘치는 과잉을 만끽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공연장을 찾는 바로 그 이유라는 것이다. ‘단편선 순간들’은 올해의 음반 수상자답게 인상적인 소감도 남겼다. “싱글은 앨범이 아니다!” 맞다. ‘싱글 앨범’이라는 건 세상에 없다. 우리나라에서만 쓰이는 잘못된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