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지역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군대 제44기계화여단 병사들이 지난달 5일(현지시간) 훈련 중 레오파드 1A5 탱크를 발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022년 러시아의 침공 이후 3년간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지난 5년간 세계에서 무기를 가장 많이 수입한 나라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 세계 방산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은 전 세계에서 무기 수출 규모 10위를 기록했다.
스웨덴 정부 산하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9일(현지시간)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2020~2024년 무기 수입 규모는 직전 5년(2015~2019년)에 비해 100배 늘었다.
세계 무기 수입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8%에 달했다. 이로써 우크라이나는 인도를 제치고 세계 최대 무기 수입국으로 올랐다. 인도는 2015~2019년 전 세계 무기 수입 9.1%를 차지했다가 2020~2024년 8.3%로 줄어 2위로 떨어졌다.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가장 많이 판매한 나라는 미국(45%)이었다. 이어 독일(12%)과 폴란드(11%)가 뒤를 이었다.
5년 사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방국을 지원한 미국은 세계 최대 무기 수출국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키웠다. 미국이 세계 무기 수출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2015~2019년 35%에서 2020~2024년 43%로 늘었다.
유럽 국가들의 무기 수입 비중은 2015~2019년 11%에서 2020~2024년 28%로 늘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을 중단하면서 유럽에서 ‘자강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유럽의 미국 무기 의존 비중은 높은 편으로 조사됐다. 미국은 2020~2024년 유럽 나토 회원국이 사가는 무기의 64%를 공급했다. 특히 영국, 네덜란드, 노르웨이가 미국산 무기를 많이 구매했다.
한국과 프랑스(각 6.5%), 독일(4.7%), 이스라엘(3.9%) 등도 유럽 나토 회원국의 주요 무기 수입국이라고 보고서는 짚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국제 제재와 국내 무기 수요 증가로 인해 2020~2024년 러시아의 무기 수출 점유율은 7.8%로 이전 5년간의 21%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한국은 2020~2024년 무기 수출이 이전 5년보다 4.9% 늘어 전 세계에서 10번째로 무기를 많이 수출했다. 전 세계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1%에서 2.2%로 증가했다.
한국의 3대 무기수출 대상국은 폴란드(46%), 필리핀(14%), 인도(7%)로 나타났다.
한국의 무기 수입량은 이전 5년에 비해 24% 하락해 세계 무기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4%에서 2.6%로 줄었다. 순위로는 세계 12위를 기록해, 지난해 순위(9위)보다 세 계단 하락했다.
SIPRI는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는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러시아에 포병과 미사일을 수출한 것으로 조사했다. 구체적인 수출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SIPRI는 “북한과 러시아 모두 유엔 제재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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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오세아니아의 무기 수입은 21% 감소했는데, 이는 주로 중국이 자국 무기를 더 많이 생산한 영향이라고 SIPRI는 분석했다.
피터 웨즈먼 SIPRI 수석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과 더불어 러시아가 더 호전적으로 변하며 유럽 국가들은 무기 수입 의존도를 줄이고 유럽 무기 산업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면서도 “하지만 대서양 무기 공급 관계는 깊은 뿌리를 가지고 있다. 미국산 수입이 증가했고 유럽 나토 국가들은 여전히 미국에 500대에 가까운 전투기와 많은 다른 무기를 주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