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들의 구독 서비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고물가 장기화로 장바구니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에게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해 ‘충성 고객’으로 잡아두려는 전략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 압구정 본점, 판교점 등 6개 점포에서 ‘현대식품관 반찬 정기배송 서비스’를 선보여 호응을 얻고 있다. 3월 들어선 서비스 신청 고객이 지난해 동월 대비 30%가량 늘었다고 한다. 현대백화점 식품관에 입점한 반찬매장에서 제철 식재료로 당일 조리한 반찬, 국, 메인 요리, 찌개 등으로 구성된 세트 메뉴를 한 달간 매주 1회 정기적으로 제공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제철 식재료 가격은 물론 외식 물가도 치솟자 ‘가성비’ 있는 구독 서비스로 밥상을 차리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는 맞춤형 건강 식단 브랜드 그리팅(Greating)을 통해 300여종의 케어푸드 정기구독 식단을 운영 중이다. 1~2주 단위로 저당식단·칼로리식단·단백질식단·시니어식단·헬씨에이징식단 등 식이 목적별로 다양한 케어푸드를 배송해주는데 구독료는 한 끼당 6000원에서 1만500원 정도다.
현대그린푸드가 선보이고 있는 정기구독 식단. 현대그린푸드 제공
신세계백화점이 SSG닷컴과 함께 선보인 ‘반찬 구독 서비스’도 이용객 수가 매월 30% 넘게 늘고 있다고 한다. 김재희 요리연구가가 운영하는 ‘시화당’과 분당 정자역 반찬가게 ‘도리깨침’에서 매주 한 차례 국과 찌개, 반찬 등을 배달해주는데 성인 2명과 어린이 1명이 즐기기에 적합하다고 신세계백화점은 전했다. 회사 관계자는 “2인 가구와 20~30대 맞벌이 부부는 물론 40~50대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집에서 직접 요리할 때 드는 비용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아서인지 구독자 수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버디(단골고객) 패스’ 구독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매장을 찾는 고객들의 빈도와 구매 금액이 늘고 있다. 지난해 10월 버디 패스 론칭 이후 방문 빈도가 서비스 론칭 이전보다 월평균 50%가량 늘었고, 이용 고객 1명당 받은 금액 혜택은 구독료의 2배가 넘는 월평균 2만3300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버디 패스는 월 구독료(7900원)를 내면 매일 오후 2시부터 제조음료와 푸드(월 1회)를 30% 할인받을 수 있고 딜리버리 배달비 무료 등의 혜택도 챙길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반찬 정기구독 서비스. 신세계백화점 제공
편의점 구독 서비스도 각광받고 있다. CU는 월 구독료(1000~4000원)를 내면 20여종의 상품 중 원하는 품목을 정해진 횟수만큼 할인해주는데 전년 대비 구독 건수 증가율은 2022년 119%, 2023년 143%, 2024년 58% 등을 기록했다. 세븐일레븐도 월 4000원 구독료를 내면 한 달에 10회까지 도시락 가격을 30% 할인해주고, 와인 구독권(3900원)과 샴페인 구독권(9900원)을 구입하면 일부 와인과 샴페인을 10% 할인해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식재료 가격이나 외식 물가가 연일 치솟는 가운데 가성비를 우선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다양한 형태의 구독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40조1000억원에서 올해는 10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스타벅스가 내놓은 정기구독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