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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클러 빼고 공사…오송역 선하 공간 개발 ‘늑장 준공’

KTX 선로 밑에 휴게공간 조성 계획…당초 올 2월 완료 예정

국가철도공단서 ‘소방시설 보완’ 지적하자 뒤늦게 대책 마련

이용객들 주차 불편 극심…충북도 “예산 신청…5월 마칠 것”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 위치한 KTX오송역의 선하공간(선로 아래 부지)에서 휴게공간 조성 공사가 진행 중이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 위치한 KTX오송역의 선하공간(선로 아래 부지)에서 휴게공간 조성 공사가 진행 중이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추진하고 있는 ‘오송역 선하부지 휴게공간 조성사업’이 완공되기 전부터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 설치 미흡으로 준공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탓이다. 공사가 길어지면서 KTX 오송역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고, 예산 낭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9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 있는 KTX 오송역에서는 고속철 선로 아래 ‘선하부지’에 휴게공간을 조성하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선로 바로 밑에 자리 잡은 오송역 남측 B주차장에 3.6m 높이 기둥을 세운 뒤 그 위로 필로티 구조의 건축물을 짓는 게 이 사업의 골자다. 956.13㎡(약 290평) 규모의 필로티 건물에는 회의, 강연, 집회, 플리마켓 등으로 활용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이 들어설 예정이다. 충북도의 홍보 및 전시 공간, 실내정원 등도 조성된다. 총사업비는 37억1500만원이다.

충북도는 이 사업에 수년간 공을 들여왔다. 김 지사가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업사이클링 사업’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노후된 시설이나 건물, 유휴부지 등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새로운 공간으로 재활용(리사이클링)한다는 게 김 지사의 지론이다.

오송역 사업의 경우 지난해 6월 국가철도공단으로부터 선하부지 사용 허가를 받았고, 그해 12월 첫 삽을 뜬 뒤 올해 2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를 해왔다.

공사는 답보 상태다. 준공 기한을 넘겨 3월 중순을 향하는데도 여전히 기초공사만 진행되고 있다. 선로 밑에 거대한 건물 뼈대(철골구조물)만 들어섰을 뿐이다.

공사가 지연되는 이유는 스프링클러 등 소방안전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가철도공단은 “선하부지에 들어서는 건축물은 다중이용시설이므로 소방안전시설 설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해당 시설을 설치하려면 완공까지 수개월이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사가 길어지면서 KTX 오송역 이용객들의 불편도 이어지고 있다. 공사로 인해 원래 차량 60대가량을 수용하던 주차공간 이용이 막히면서 주차난이 심해졌다. 이용객 A씨는 “지난 주말 KTX 출발시간 30분 전에 가족들과 승용차로 오송역을 찾았는데 공사 때문인지 주차공간이 없어 열차를 놓쳤다”고 밝혔다.

인근 주차장을 관리하는 B씨는 “오송역을 둘러보면 누구나 주차공간이 부족한 것을 알 수 있다”며 “주차공간 부족으로 이용객들이 불법주차를 하는 등 많은 불편을 겪고 있는데 이를 우선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예산 낭비도 우려된다. 공사를 위해 막아놓은 60면가량의 주차공간은 매달 충북도가 2700만원을 주차업체에 지급하기로 하고 임차한 땅이다. 공사가 지연될수록 허공에 날리는 임차료가 더 늘게 되는 셈이다. 사업이 완료된 후에도 충북도는 매달 800만원가량을 주차업체에 내야 한다. 건물 기둥 일부가 주차장 부지에 세워지기 때문이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김 지사의 사업들은 이용객 또는 주민들의 의견수렴 절차 없이 막무가내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오송역 사업도 공사가 장기화되면서 예산 낭비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소방안전시설을 설치하는 공정이 추가되면서 공사기간이 늘어난 것”이라며 “소방안전시설 설치 예산 2억8000만원을 4월 중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해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철도공단과 코레일 등으로부터 승인을 거쳐 공사를 진행하느라 사업이 지연된 측면도 있다”며 “올해 5월까지는 준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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