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검·경은 김성훈 즉각 구속해 ‘내란 비화폰’ 수사 속도내라

입력 2025.03.11 18:15

수정 2025.03.11 22:10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석방된 대통령 윤석열을 김성훈 경호처 차장이 밀착 경호하고 있다. 김 차장은 석방 당일 윤석열 부부가 한남동 관저에서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등과 한 김치찌개 만찬에도 참석했다. 김 차장은 내란 수괴 윤석열 지시를 받아 윤석열 수색·체포 영장 집행을 방해하고, 비화폰 통화기록 삭제 등을 시도했다고 경찰이 지목한 인물이다. 증거인멸, 말 맞추기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경호처가 한남동 관저에 차벽·철조망·인간벽을 치고 윤석열 체포를 막아선 걸 국민이 생중계로 지켜봤다. 김 차장이 그걸 주도했다. 경찰은 김 차장과 윤석열이 지난 1월7일 미국산 암호화 메신저 ‘시그널’로 문자를 주고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김 차장이 ‘철통같이 막아내겠다’고 하자 윤석열은 ‘경호구역을 완벽하게 통제하라’는 취지로 지시했고, 김 차장은 ‘말씀 주신 내용 다시 한번 직원들에게 주지(시키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공수처와 경찰이 2차 집행을 저울질하던 때였다. 김 차장은 2차 집행도 막으려 했지만 경호처 직원들의 거부로 실패했다. 경찰은 윤석열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김 차장은 비상계엄 직후 경호처의 비화폰 관리 직원에게 비화폰 단말기 데이터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이 또한 윤석열 지시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해당 직원은 법적으로 문제 될 수 있다며 지시를 거부했다고 한다. 경호처는 12·3 내란 가담자들에게 비화폰을 지급했고, 윤석열은 계엄 선포 직후 비화폰으로 각종 지시를 하달했다.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은 윤석열이 비화폰으로 “의원들 끌어내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비화폰 통신기록이 내란의 ‘블랙박스’라는 말이 나오지만, 경찰은 경호처 거부로 아직도 비화폰 서버를 확보하지 못했다.

검찰은 김 차장에 대한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납득하기 힘든 이유로 세 차례나 반려했다. 그러나 서울고검 영장심의위가 김 차장 구속 필요성을 인정한 터라 더는 뭉갤 명분이 없다. 오히려 윤석열 석방으로 김 차장 구속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고 볼 수 있다. 형사소송법 70조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을 때’를 주된 구속사유로 규정한다. 윤석열이 관저에서 24시간 김 차장의 밀착 경호를 받는 지금이 바로 그런 때에 해당한다. 경찰과 검찰은 즉각 김 차장을 구속해 증거인멸과 말 맞추기 가능성을 차단하고 비화폰 서버도 확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