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크라 ‘30일 휴전’ 동의…미, 군사지원 즉시 재개

입력 2025.03.12 07:08

수정 2025.03.12 14:09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고위급 회담을 연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11일(현지시간) 30일간 휴전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및 정보 공유 중단 조치를 즉각 해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소통하겠다면서 “푸틴도 동의하기를 바란다”고 밝혀 종전 협상이 급물살을 타게 될지 주목된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9시간의 고위급 회담 결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의 항구적 평화를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를 취했다”면서 “우크라이나는 즉각적인 30일간의 임시 휴전을 하자는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으며, 이는 당사자들의 상호 합의에 따라 연장될 수 있고, 러시아가 이를 수용하고 동시에 이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미국은 러시아에 상호주의가 평화 달성의 열쇠라는 점을 소통할 것”이라며 “미국은 즉각 정보 공유 중단을 해제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지원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러시아에 대해서도 휴전 합의를 수용할 것을 압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양국은 지난달 28일 ‘노딜’ 파국으로 끝난 정상회담에서 서명할 예정이었던 광물협정도 조속히 마무리 짓기로 했다.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경제를 확장하고 장기적인 번영과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핵심 광물 자원 개발을 위한 포괄적 협정을 가능한 한 빨리 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다. 두 정상이 공개 설전을 벌이며 충돌했던 정상회담으로 인한 갈등을 상당 부분 봉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우크라이나 국민은 평화를 향한 의미 있는 진전을 가능하게 한 트럼프 대통령과 미 의회, 미국민에 대한 깊은 감사를 강조했다”고 성명은 밝혔다. 양측은 우크라이나 국민이 조국을 지키기 위해 보여준 용기도 칭송했다.

양국은 또 “우크라이나의 장기적 안보 제공을 위한 항구적 평화에 도달하기 위한 협상을 즉시 시작”하고자 협상팀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성명은 “미국은 러시아 대표단과도 구체적인 제안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혀 향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협상에서 미국의 주도적인 역할을 시사했다. 성명은 또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유럽 파트너들이 평화 프로세스에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도 밝혔다. 이날 회담에서는 전쟁 포로 교환, 민간인 수감자 석방, 러시아로 강제 이송된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의 귀국 등의 방안도 논의됐다.

북, 러시아 파병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휴전에 합의하면서 이제 초점은 러시아의 휴전 동의 여부에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탱고를 추려면 두 사람이 필요하다”면서 러시아의 호응을 촉구했다. 그는 미·러 당국자들이 11일 또는 12일에 만날 것이며, 자신이 이번주 중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를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백악관에 다시 초대할 것이냐는 질문에 “물론이다”라고도 답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이제 우크라이나 평화와 관련해 공은 러시아 쪽으로 넘어갔다”며 “우크라이나가 긍정적 조치를 했으니 러시아가 이에 화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