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부산대병원서 김동헌 교수가 수술...완치
최근 폐렴으로 온병원 입원했다가 김 병원장 조우

지난 10일 부산 온병원에서 김동헌 병원장과 김진동씨가 28년만에 조우했다. 김 원장은 1997년 김씨의 식도암을 수술했고, 김씨는 완치 후 김 원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려 했으나 만나지 못했다. 온병원 제공
28년전 식도암으로 식도절제술을 받고 완쾌한 70대가 최근 폐렴과 늑막염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당시 집도의를 조우했다. 환자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김진동씨(79·부산 남구)는 지난 2월 하순 호흡곤란, 기침 등 증상으로 부산 온병원 통합내과에서 외래 진료를 받았다. 검사결과는 폐렴과 흉막염. 입원 후 치료과정에서 온병원 김동헌 병원장이 28년 전 식도암으로 사경을 헤매던 자신을 구해준 40대 교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주치의인 유홍 처장에게 만남을 요청했고, 김씨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김 원장은 곧바로 병실에 달려가 감격스러운 조우를 했다.
김 원장은 김씨의 병증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김씨는 1997년 음식이 내려가다 식도에 걸리는 증상과 소화불량으로 체중이 급격하게 감소하자 부산대병원을 찾았고 암 진단을 받았다. 암세포는 식도의 하부에 근육층까지 침범되어 있었다.
식도 주위의 림프샘은 물론이고, 위 주위의 림프샘과 경부 식도에서 위 상부까지 절제한 뒤 경부 식도에 남은 위를 이용해 식도처럼 관을 만들어 연결하는 대수술이 진행됐다. 수술의 예후를 장담하기 어려웠으나 김씨는 큰 수술을 잘 이겨내고 기적적으로 암에서 해방됐다.
김씨는 수술 후 10년을 지나면서 식도암의 공포에서 벗어났고, 김동헌 교수에게 감사 인사를 하러 여러 차례 부산대병원을 찾았으나 개인정보를 알려줄 수 없다고 하는 바람에 만나지 못했다.
김씨는 퇴원을 하루 앞둔 지난 10일 병실에서 김동헌 병원장을 만나 눈물을 흘리면서 연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에 김 병원장은 앞으로도 식도암 등에 대해 주의를 게을리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김씨는 폐렴과 흉막염 증세가 호전돼 지난 11일 온병원을 퇴원했다.
김 병원장은 “최근에는 조기 식도암 혹은 조기 위암이 많이 발견되고, 위의 상부에 암이 생긴 환자라도 위의 상부만 제거하고 하부를 살려서 위의 기능 일부라도 보존하려는 수술이 많이 시도되고 있고, 또 위를 완전히 절제하더라도 장을 활용해서 위의 저장 기능을 유지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밖에도 복강경이나 흉강경, 그리고 로봇을 이용한 최소 침습적 최신 수술법이 끊임없이 시도되고 있으므로, 위 식도암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적잖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암환자들에게 재활의지를 버려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