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임기 여성 10명 중 1명은 겪는 ‘자궁내막종’··· 수술 없이 제거한다

김태훈 기자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자라는 질환인 자궁내막종은 난소에 발생하는 비율이 높다. 국가건강정보포털 제공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자라는 질환인 자궁내막종은 난소에 발생하는 비율이 높다. 국가건강정보포털 제공

난임과 골반통을 유발하는 자궁내막종을 수술 없이 치료할 수 있는 ‘카테터 유도 경화술’의 효과를 입증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난소 기능을 떨어뜨릴 위험이 있어 가임기 여성에게 부담이 됐던 기존의 수술 치료법과 동등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슬기 교수, 영상의학과 이재환 교수 연구팀은 2020~2022년 해당 시술을 받은 난소 자궁내막종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진단·중재 영상의학(Diagnostic and Interventional Radiology)’에 게재됐다.

자궁내막종은 가임기 여성 중 약 10%가 앓을 정도로 흔히 발병한다. 자궁내막 조직이 원래 있어야 할 자궁 내부가 아니라 난소·복막·나팔관 등에서 증식하는 질환인데, 그 중 난소에 생기는 난소 자궁내막종이 가장 흔하다. 이 질환에 대한 기존의 표준 치료법은 복강경을 통해 문제를 일으키는 병변을 제거하는 수술로, 수술 과정에서 난소 조직이 손상되며 난소 기능 저하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어 가임기 여성에게 상당한 부담이 된다.

카테터 유도 경화술은 난소 기능을 보존할 수 있는 비수술적 치료법이어서 수술 치료를 받기 힘든 환자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병변 내부의 액체를 제거한 후 99% 농도의 에탄올을 주입해 자궁내막종을 화학적으로 파괴하는 방식이다. 이전까지는 경화술을 시행할 때 주로 바늘을 이용한 탓에 병변 부위까지 직선으로 정확히 삽입해야 했고 고정시키기 어려워 에탄올이 복강 내로 유출될 위험이 있었으며 재발률도 높았다. 그러나 카테터를 사용할 경우 몸 속에서도 유연하게 원하는 방향으로 조작이 가능해 정확하고 안정적인 장점이 있다.

연구 결과, 카테터를 활용한 경화술 시행 후 자궁내막종의 평균 크기는 98.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적 관찰 기간 1년 동안 재발이 일어난 경우는 없었다. 또한 난소 기능을 평가하는 항뮐러관호르몬 수치도 시술 전과 비교해 유의미한 감소가 없어 난소 기능이 잘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해당 시술의 효과와 안정성이 입증됐으므로 향후 치료에 적용하는 범위를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슬기 교수는 “카테터 유도 경화술은 난소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면서도 기존의 수술적 치료와 동등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이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며 “특히 임신 계획이 있는 가임기 여성들에게 중요한 치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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