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만 세 끼’ 노장의 비기…‘불혹의 홀드왕’ SSG 노경은

인천 | 심진용 기자

구위 OK·문제는 체력

체중 줄면 공 힘도 빠져

많이 먹고 웨이트 ‘루틴’

“많은 이닝·경기가 목표”

‘저녁만 세 끼’ 노장의 비기…‘불혹의 홀드왕’ SSG 노경은

지난 11일, 1984년생 노경은(41·SSG·사진)은 생일을 맞았다. 2003년 데뷔 이후 프로에서 맞이한 23번째 생일이었다. 이제는 탄생 이후 프로 선수로 산 시간이 더 길다. 은퇴했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지만, 그는 불혹에 전성기를 맞았다. 지난해 77차례 최다 등판과 함께 38홀드로 리그 1위를 차지했다. SSG와 ‘2+1년’에 총액 25억원으로 FA 재계약도 맺었다.

노경은은 여전히 구위에 자신 있다. 문제는 체력이다. 시즌 후반까지 좋은 구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일단 먹기로 했다. 노경은은 “요즘은 좀 많이 먹고 있다. 대구에서 시범경기 했을 때(8~9일)는 저녁만 세 끼를 먹었다. 첫 끼로 칼국수 먹고, 나와서 회전초밥집 가서 초밥 먹고 다시 나와서 햄버거까지 먹었다”고 말했다. 102~103㎏이 적정 체중이지만 최근 들어 99~100㎏까지 빠졌다. 체중이 빠지면 공의 힘도 빠진다. 시즌이 진행될수록 더 약해지기 쉽다.

그저 먹기만 한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먹는 만큼 근육을 채워야 한다. ‘루틴왕’으로 소문난 노경은은 매일 반복적으로, 똑같은 패턴으로 운동한다. 외출하기 조심스러웠던 FA 협상 기간에도 아파트 헬스장을 찾아 덤벨을 들었다. 노경은은 “나이 들수록 근육량이 빠지는 것 같다. 작년 겨울부터는 웨이트 할 때 중량 최대치를 조금 올렸다. 이제는 몸에 배서 그 무게도 가볍게 느껴진다. 그걸로 또 한 시즌 이어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지난 시즌 노경은은 홀드왕을 차지했다. 생애 첫 개인 타이틀이었다. KBO 역사상 첫 ‘40대 홀드왕’이기도 했다. 홀드왕을 차지하고 바빠서 비시즌 기간 운동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는 말에 노경은은 “상 1개밖에 안 받았다. 나름 3개 정도는 받을 줄 알았는데 혼자 김칫국만 마셨다”고 껄껄 웃었다. 그러면서 “2등이 제일 좋은 거라고 평소 농담처럼 이야기하는데, 비시즌 때 약속 없이 편하게 쉬면서 운동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2등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노경은은 지난 8일 대구에서 삼성을 상대로 시범경기에 처음 등판했다. 3월 초인데 직구 최고구속이 147㎞까지 나왔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올해 페이스가 더 빠르다고 느낀다. 2사 1·2루에서 25초 안에 공을 던지지 못해 올해 정식 도입된 피치클록 위반 1호로 이름을 올린 것은 ‘액땜’으로 넘기기로 했다. 피치컴 소리가 순간적으로 들리지 않아 사인을 다시 확인하느라 벌어진 해프닝이다. 정규시즌 전 미리 좋은 경험을 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 시즌 역시 언제든 상황만 되면 등판할 준비를 하고 있다. 노경은은 “아프지 않고 성적만 어느 정도 유지한다면 이닝이나 경기 수는 지난 시즌과 비슷할 것 같다. 많은 이닝, 많은 경기에 나가 던지는 게 일단 목표”라고 했다.

2023년 30홀드, 2024년 38홀드에 이어 3시즌 연속 30홀드 이상 기록도 욕심은 나지만 마음은 비우기로 했다.

노경은은 “개인적으로는 큰 기록이다. 하지만 돈을 좇으면 오히려 멀어지는 것처럼, 성적도 괜히 의식하면 잘 안 풀릴 것 같아서 그냥 잊고 지내기로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작년에는 홀드 운도 많이 따라줬다. 올해도 그런 운이 따라주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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