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임 당선 후 첫 공식 행보 일성
협회 보조금 관련 중징계 마찰 속
초중고 리그 파행 빨리 해결할 것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2일 충남 천안 입장면 가산리에 건립 중인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63)이 정부와의 갈등을 하루빨리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시간은 필요해 보인다.
정 회장은 12일 천안시 입장면 가산리에 건립 중인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건설현황 미디어 브리핑 행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대한체육회에서 인준을 받는다면 문화체육관광부와 상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달 26일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선거인단 186표 중 156표를 받는 압도적인 지지로 4연임에 성공했다. 이후 첫 공식 행보의 무대로 축구종합센터를 선택했다. 여론의 거센 질타에도 4연임을 밀어붙인 원동력이 축구종합센터였기에 그만큼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정 회장이 당선인 신분을 벗고 정상적으로 4년 임기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대한체육회에서 인준을 받아야 한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금 더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회장은 10일 유 회장을 만났지만 인준과 관련해선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못해 여전히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정 회장이 자신을 둘러싼 문제를 해결하려면 문체부 특정감사에 따른 중징계 처분에서 벗어나야 한다. 문체부는 특정감사에서 협회의 대표팀 감독 선임의 절차적 하자와 축구종합센터 건립 사업 국고보조금 허위 신청 등을 이유로 정 회장을 비롯한 협회 주요 임원들에 대한 자격정지 중징계를 요구했다.
협회는 이 감사에 반발해 문체부 처분에 관한 취소를 구하는 소송으로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법원의 인용 결정을 받으면서 문체부의 중징계 요구 효력은 중단됐다. 그러나 문체부 역시 항고한 상태로 정 회장에 대한 징계에 완고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 회장은 “문체부가 문제 삼은 국고보조금은 축구전용경기장의 사무공간”이라면서 “사무공간을 숙소동으로 옮기면 해결되겠지만 경기장 관리를 위해서라도 사무공간은 필요하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정 회장과 문체부의 마찰은 축구 꿈나무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2025 초중고 축구리그 개막이 기약 없이 미뤄지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협회는 원래 3월 시작해 6월 막을 내리는 초중고 축구리그가 문체부의 승인 및 교부가 이뤄지지 않아 3월에는 진행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지난해 감사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 미이행으로 협회 지원금 중단을 예고했고, 그 여파가 초중고 리그 파행으로 이어졌다. 올해 초중고 축구리그는 이날 개막 예정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은 리그 일정에 문제가 생길 경우 진학에도 영향을 받게 된다.
정 회장은 “초중고 리그는 교육부와 문체부, 대한체육회, 축구협회 넷이 같이 출범시킨 리그인데 예산 지급 방법 등에서 변경이 있어 문체부에서 결정이 늦어지는 것 같다”며 “학생 선수들이나 시도 축구협회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잘 설명해 빨리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