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세 명재완, 검찰로 송치…범행 전 살인 사건 기사 검색
경찰이 12일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김하늘양(8)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교사 명재완(48)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전날 열린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 결정에 따라 홈페이지에 얼굴 사진과 성명, 나이를 공개했다. 경찰은 명씨를 검찰에 송치하면서 계획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대전서부경찰서는 1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특가법) 위반(13세 미만 약취·유인) 혐의로 명씨를 구속 송치했다.
명씨는 지난달 10일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돌봄교실을 마치고 학원에 가려던 김양을 시청각실로 유인해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획범죄로 판단했다. 명씨가 범행 전 학교 밖으로 나가 흉기를 구입해 범행 장소에 두었고, 범행 며칠 전부터 범행 도구나 살인 사건 관련 기사를 인터넷에서 검색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명씨는 흉기 구입에 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그러나 범행 3~4일 전부터 살인 사건 관련 기사를 검색한 점 등에 비춰볼 때 단순히 자살할 목적으로 흉기를 구입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경찰은 명씨가 가정과 직장에서 겪은 문제, 스스로에 대한 불만 등 전체적인 환경이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가 장기간 우울증을 앓아왔지만 이 병력이 범행의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명씨는 경찰 조사에서 “2018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고, 휴직 중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며 “복직 뒤 수업에 들어가지 못했고, 3일 후부터 짜증이 났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주변 진술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는 과거 반복적으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우울증은 불만이나 스트레스가 쌓이면 자해 등의 방식으로 자신을 향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소견”이라며 “드문 경우지만 불만과 스트레스가 쌓이면 어느 순간 밖을 향하는 일종의 ‘분노의 전이’가 일어날 수 있고, 그런 경우 가장 약한 상대를 대상으로 삼는 범죄 패턴도 있다”고 설명했다.
- 사회 많이 본 기사
명씨는 불특정인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양과는 별다른 접점이 없었던 그는 경찰 조사에서 “돌봄교실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마치고 갈 때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겠다는 생각으로 맨 마지막 아이에게 ‘책을 주겠다’고 유인해 목을 조르고 칼로 찔렀다”고 진술했다.
명씨는 범행 직후 자해해 수술을 받고 병원에서 치료하다 지난 7일부터 경찰 조사를 받았다. 명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후회한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비교적 담담하게 조사에 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씨에게 적용된 특가법상 13세 미만 미성년자 약취·유인 혐의는 피해자를 살해한 경우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