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전국 아파트 3.3㎡ 당 분양가 3000만원 훌쩍 ‘사상 최고’

공급 줄고, 서울 강남 신규 분양 영향…15년 만에 매매시세 추월
‘분양’ 매력 떨어져…이미 7만여호 쌓인 미분양, 적체 심화 우려
지난달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3.3㎡당 3000만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분양가와 매매가 차이가 1000만원 이상 벌어졌다.
신축 분양가가 평균 매매시세보다 비싼 역전 현상이 지속되면서 지방 아파트 미분양 적체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R114가 12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3120만원으로 역대 가장 높았다. 이는 평균 매매시세(1922만원)보다 3.3㎡당 1197만원 비싼 수준이었다.
평균 분양가는 이전 최고치인 지난해 8월(2474만원)보다 600만원 이상 올랐고, 전달(1628만원) 대비 약 2배로 상승했다. 시도별로 보면 서울이 3.3㎡당 6941만원으로 13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고, 그 뒤를 이은 부산(2409만원)과 대구(2399만원)도 각각 전월 대비 488만원, 127만원 뛰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분양가 평균이 급등한 것은 서울 강남권 영향이 컸다. 전국적으로 분양 물량이 감소한 가운데 분양가가 높은 강남권에서 신규 분양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22억~24억원에 달하는 서울 서초구의 ‘래미안 원페를라’ 분양이 대표적이다.
매매시세를 앞지르는 분양가 상승세는 전국적인 추세다. 자재비·인건비 등 공사 비용이 증가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원·달러 환율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달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평균 매매시세를 역전했다.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도 평균 분양가가 매매시세를 3.3㎡당 694만원 앞질렀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분양가 상승은 서울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라며 “최근 지방은 수요 부족으로 분양을 미루는 경향이 많아 문제가 덜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매매시세를 앞서가는 고분양가가 전국적으로 이미 7만2000호나 쌓여 있는 미분양 주택 대란을 더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하나금융연구소는 보고서에서 “(2008년) 금융위기 직후 고분양가로 수도권·지방에서 분양가격이 아파트 매매가격을 상회하면서 미분양 급증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2008년 2분기 분양가격과 매매가격의 차이가 1㎡당 18만원까지 확대되면서 미분양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2008년 전국 미분양 주택은 16만6000가구에 달했다.
김 위원은 “강남 등 신축 공급이 부족하다 평가받는 지역은 높은 분양가에도 (매물이) 소화가 되겠지만, 지방 등 비선호 지역은 미분양 적체가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