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에 이사철 등 영향…2월 말 가계대출 잔액 1672조원
연초 줄었던 금융권 가계대출이 지난달 4조원 넘게 다시 늘었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높였던 주택담보대출 문턱을 낮추고 금리도 인하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12일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잠정)’을 보면, 지난달 말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잔액(1672조원)은 전월보다 4조3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1월 10개월 만에 9000억원 줄었다가 한 달 만에 다시 늘어난 것이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이 3조3000억원, 2금융권이 1조원 늘었다. 2금융권 중에선 상호금융의 증가 폭이 8000억원으로 가장 컸다.
가계대출 증가를 이끈 건 주택담보대출이었다. 주택담보대출은 5조원 늘어 1월(3조2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더 컸다. 은행권은 3조5000억원 늘어 1월(1조7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두 배로 확대됐다. 2금융권은 1조5000억원 늘어 전월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은행권 전세자금 대출도 1조2000억원 늘었다. 이는 2022년 2월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6000억원 줄었다. 이로써 지난달 말 은행권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43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이사철을 맞아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상당히 늘었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 완화로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의 오름폭이 커지고 거래량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도 “부동산 규제가 완화된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국지적인 주택가격 상승 우려가 있는 만큼 가계대출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