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경기 유치에 개선 사업
1979년 지어 시설 노후 심각
한화·상대팀·야구팬 ‘기피’
“시설 낙후…신축 고민해야”

충북 청주시 서원구에 위치한 청주야구장 전경. 청주시 제공
충북 청주시가 프로야구 한화이글스의 경기 유치를 위해 올해도 수억원을 들여 청주야구장 개선 공사에 나선다. 준공 40년이 넘은 청주야구장을 보수하느라 그동안 100억원 넘는 예산을 썼다. 그럼에도 연간 유치되는 경기 수가 너무 적은 탓에 ‘세금 먹는 하마’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청주시는 “올해 4억원의 예산을 들여 청주야구장 시설 개선에 나설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청주야구장은 1979년 완공됐다. 올해는 야구장의 냉난방기기, 파손된 관람석, 홈런망 등을 교체할 예정이다. 가로 10m, 세로 1.4m 규모 LED 전광판도 새로 설치한다. 이번 공사는 내달 시작해 6월에 완료된다.
시는 10년 넘게 매년 예산을 투입해 청주야구장 보수공사를 진행해왔다. 지난해에는 19억원을 들여 인조잔디를 교체했다. 2019년에는 14억원을 들여 전광판을 교체했고, 2013년에는 42억원을 들여 7400석의 관중석을 1만500석으로 늘리는 대형 증축 공사도 진행했다. 10여년 동안 120억원이 넘는 예산이 청주야구장 개·보수에 투입됐다.
개·보수를 수년간 진행한 이유는 프로야구 한화이글스의 경기를 유치하기 위해서다. 반면 ‘성과’는 높지 않다. 청주야구장에서 열리는 한화이글스 홈경기는 매년 5~7경기에 그쳤다.
시 관계자는 “청주에 한화이글스 팬이 많다”며 “올해 한화이글스 측에 홈경기 73경기 중 6경기를 청주야구장에서 열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정작 한화이글스는 청주시의 홈경기 개최 요청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시설이 워낙 노후화해 상대팀도 청주야구장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을 꺼린다.
한화이글스 팬인 한 청주 시민은 “제대로 된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청주야구장에서 야구를 보느니 차라리 1시간을 운전해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를 찾겠다”며 “청주시는 의미 없는 개·보수 사업보다는 야구장을 새로 짓는 등 다른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