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적 권력 쥔 6인의 ‘위험한 공통점’

전지현 기자
[책과 삶] 초월적 권력 쥔 6인의 ‘위험한 공통점’

정부 위에 군림하는 억만장자들
크리스틴 케르델랑 지음 | 배영란 옮김
갈라파고스 | 308쪽 | 1만9000원

여섯 명의 미국인 억만장자가 있다. 월드와이드웹(www)을 무대로, 쏘아 올린 위성을 무기로 세계를 ‘초연결’시킨 이들이다.

막대한 양의 개인 정보가 그들 손안에 있다. 국가를 뛰어넘는 정보력과 자본을 갖췄지만, 공익을 위해 쓸 의무가 이들에겐 없다.

일론 머스크(테슬라·스페이스X),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구글),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전 세계 인구의 생활 전반을 장악한 빅테크 창업자들 얘기다.

프랑스의 저명한 경제 저널리스트 크리스틴 케르델랑은 이 6인에게 위험한 공통점이 있다고 말한다. “자신을 이 세상의 구세주라 여기며, 윤리적인 문제가 있더라도 할 수 있는 건 무엇이든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은 모두 백인이다.

이들은 화성 이주, 불로불사 연구, 초지능 인공지능(AI) 개발 등 공상과학(SF) 영화에 나올 법한 꿈을 실현하겠다고 외친다.

정부는 미래 세대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수렴하고 민주적인 공론의 장을 마련하지만, 사업가인 이들은 그럴 필요가 없다. 구글·페이스북·엑스 등에서 수익성을 이유로 혐오와 분란을 조장하는 게시물을 모른 척 방치한 혐의가 짙은 이들에게 공공선을 기대하기란 무리다.

케르델랑은 빅테크 억만장자 6인이 어떤 배경에서 성장했으며 어떤 욕망을 드러내 왔는지 사례를 들어 밝힌다. “언제나 효율성과 권위적인 경영 방식”을 추구해 온 머스크가 엑스를 인수하자마자 직원 다섯 중 넷을 해고했다는 일화에선 현 미국 정부에서 인력 감축의 칼을 휘두르고 있는 그가 떠오른다.

‘천재’일 수 있으나 결함도 뚜렷한 이들이 초월적 권력을 남용하게 둬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을 공유한다. 더 늦기 전에 적극적인 견제를 통해 시민들이 삶의 주도권을 되찾아와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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