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 슈머 상원 대표 “셧다운이 더 나쁜 결과 초래”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의회의사당에서 열린 시위에서 참가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정부 감축 방침에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 시한을 하루 앞둔 13일(현지시간) ‘공화당표 예산안’ 처리에 강하게 반대해온 민주당의 기류에 변화 조짐이 보인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가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제 임무”라며 “정부가 계속 운영되고 셧다운 되지 않도록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는 이번 정부 예산안에 대해 “심각하게 당파적이며, 이 나라에 필요한 일을 다루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면서도 “나쁜 예산안이지만, 정부 셧다운 가능성은 더 나쁜 결과를 국민들에게 초래한다”고 찬성 의사를 밝혔다.
슈머 원내대표는 “정부 셧다운은 지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금보다 훨씬 빠르게 정부 서비스를 파괴할 수 있는 제한 없는 권한을 얻게 될 것”이라며 “가장 취약한 국민이 정부 폐쇄로 피해를 보게 된다”고 했다.
이는 14일 상원에서 예정된 예산안 표결에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예산안은 지난 11일 하원에서 공화당 주도로 처리해 상원에 넘긴 것으로 14일까지 상원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연방 정부 일부 기능이 셧다운에 들어간다.
민주당은 정부 셧다운을 감수하고서라도 정부 예산안 통과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행정 마비 책임론이 자칫 야당을 향할 수 있다는 부담 탓에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슈머 원내대표는 전날 “공화당은 (예산안) 의결에 필요한 표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발언했다.
상원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피해 예산안을 의결하려면 찬성 60표가 필요하다. 공화당 의석수가 전체 100석 중 53석이고 랜드 폴 의원(켄터키)이 이미 반대 의사를 밝혀 최소 8명의 민주당 찬성표가 있어야 예산안 처리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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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현재까지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힌 상원의 민주당 소속은 존 페터먼 의원(펜실베이니아)과 슈머 원내대표 2명뿐이라 민주당 찬성표가 얼마나 몰릴지는 미지수다.
미국 언론들은 예산안 통과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충분한 수의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정부 셧다운을 피하려고 그와 함께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고,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다른 민주당 의원들이 투표할 수 있도록 정치적 보호막을 제공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