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 않는 영토 야욕…트럼프, 나토 수장 면전서 ‘그린란드 美 합병’ 장담

선명수 기자

그린란드 합병 시도에 ‘나토 엮기’

“나토가 어떤 식으로든 관여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이 13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회담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이 13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회담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악에도 일방적인 ‘영토 확장’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번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수장 앞에서 덴마크령 그린란드 합병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호시탐탐 노려온 그린란드를 미국에 합병하는 데 나토 안보 동맹까지 끌어들이려는 심산을 내비친 것이다. 덴마크는 나토 회원국으로,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 역시 나토 영향권 하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미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을 만나 덴마크령 그린란드의 ‘미국 합병’을 재차 주장했다. 그는 취재진 앞에서 “우리는 국제 안보를 위해 그것(그린란드)을 필요로 한다”며 미국의 그린란드 합병이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에 뤼터 사무총장은 미국의 그린란드 합병 시도와 관련한 어떤 언급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토를 거기에 끌어들이고 싶지 않다”며 피해 갔다.

대신 뤼터 사무총장은 중국이 북극 항로를 이용하고 러시아가 무력을 증강하는 상황에서 나토 회원국들이 북극해 쇄빙선 부족을 겪고 있는 문제를 거론하며 “러시아를 제외한 7개 북극 국가가 미국의 지도력 아래 협력하는 것이 그 지역을 안전하게 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합병의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그린란드를 미국의 주권 하에 두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는 전혀 꺾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안보를 위해 그린란드가 꼭 필요하기 때문에, 나토가 어떤 식으로든 관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는 매우 중요하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더 나아가 그는 “덴마크는 (그린란드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고 실제로 별 관련이 없다”라며 “그들은 (그린란드에 대한) 권리가 있다고 말하지만 사실인지 잘 모르겠다”고도 덧붙였다.

그린란드는 18세기부터 덴마크의 속령이었으며, 덴마크 정부는 그린란드의 외교 및 국방 정책 등을 관할하고 있다. 법적으로 덴마크의 일부지만, 2009년 자치권을 획득해 원한다면 독립 국민투표를 시행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미국의 그린란드 합병 시도에 나토를 개입시키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그는 1기 정부 때인 2019년부터 꾸준히 그린란드를 매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해 왔으며, 이에 덴마크와 그린란드 정부는 일방적인 주장에 강하게 반발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 4일 의회 연설에서도 그린란드 시민들을 향해 “여러분이 스스로 미래를 결정할 권리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제국주의적 영토 확장 야욕’이란 비판에도 그가 그린란드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않는 배경에는 희토류 등 그린란드의 풍부한 광물자원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캐나다 광물자원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대가로 자원 개발 이권을 갖기 위한 광물협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캐나다에 대해선 이미 수 차례 ‘미국의 51번째 주’로 부르며 고율 관세로 압박하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는 이를 두고 자원 확보가 영토 확장 동기가 됐던 과거 제국주의 시대 지도자를 떠올리게 한다고 평가했다.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는 이날 “미국 대통령이 다시 한번 우리를 병합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내놨다”며 “이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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