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으로 사망한 기상캐스터 오요안나씨를 추모하는 ‘특별 커피차’ 캠페인이 진행됐다.
14일 노동인권단체 엔딩크레딧과 직장갑질119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특별 커피차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방송사와 제작사가 밀집된 상암동에서 ‘오요안나 사건’의 심각성을 알리고 MBC의 책임을 촉구하겠다는 취지로 캠페인을 준비했다.
이들이 준비한 추모 메시지 공간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진짜 ‘좋은 친구’인가? MBC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라”, “다시는 같은 이유로 소중한 사람을 잃지 않는 세상이 되기를. 직장 내 괴롭힘 사라져라” 등의 메시지를 남겼다.

시민들이 1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진행된 오요안나씨를 추모하는 ‘특별 커피차’ 캠페인 추모 공간에 메시지를 남겼다. 엔딩크레딧 제공
엔딩크레딧은 방송사에서 일하는 종사자들이 프리랜서인지 노동자인지 확인할 수 있는 ‘방송사 프리랜서 감별사’(방송 산업 종사자의 근로자성 자가 진단 도구)를 해볼 수 있도록 도왔다. 엔딩크레딧과 직장갑질119는 지난 10일 대법원 근로자성 판례를 분석해 ‘방송 산업 종사자의 근로자성 자가진단 도구’를 제작해 공개했다.
이들은 “오요안나씨의 죽음은 ‘비정규직 백화점’인 방송사가 수십 년간 비용을 절감하고 노동법 적용을 회피하기 위해 비정규직을 남용하고, 차별과 불평등을 고착화하면서 벌어진 비극”이라며 “오요안나씨 1년 치 급여가 1600만원에 불과했고 새벽 방송을 위해 숙직실에서 3주 동안 지내야 했다는 사실은 방송 비정규직들의 저임금, 열악한 노동 환경의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제 그의 죽음이 우리 사회에 던진 물음에 답해야 할 때”라고 했다.
MBC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진재연 엔딩크레딧 집행위원장은 “공영방송으로서 MBC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면 제대로 된 진상조사와 사과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재발 방지 대책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시민들이 1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진행된 오요안나씨를 추모하는 ‘특별 커피차’ 캠페인에 참여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엔딩크레딧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