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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앞둔 마지막 주말 집회 될까…광장으로 몰린 시민들

입력 2025.03.16 17:13

지난 15~16일 이틀에 걸쳐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반대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조만간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을 선고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면서 시민들이 광장으로 몰려들었다. “즉각 파면”과 “즉각 복귀” 등 탄핵 찬반 집회 참석자들이 외치는 목소리는 달랐지만, “탄핵을 앞둔 마지막 주말 집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같았다.

탄핵 찬성 시민들, “하루빨리 윤석열을 파면하라”

16일 서울 종로구 동십자각 앞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주최한 탄핵 촉구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권도현 기자

16일 서울 종로구 동십자각 앞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주최한 탄핵 촉구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비상행동)은 15일과 16일 모두 오후 4시부터 서울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했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과 학생, 농민, 노동자 등은 한 목소리로 “지금 당장 윤석열을 파면하라”고 외쳤다.

15일과 달리 16일에는 날씨가 궂었다. 그런데도 서울 동십자각 앞에서 경복궁역 방향으로 400m가량이 시위대로 가득 찼다. 40여개 부스에서는 봉사자들이 집회 참석자들에게 나눠줄 물품 등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들은 “이 고생도 이번 주면 끝난다”라며 따뜻한 율무차와 보리차를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부산 대학생 단식농성단(왼쪽부터 손민경씨, 최예지씨, 허민기씨)이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앞에서 열린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비상행동)이 주최한 ‘윤 대통령 파면 촉구 집회’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박정연 기자 사진 크게보기

부산 대학생 단식농성단(왼쪽부터 손민경씨, 최예지씨, 허민기씨)이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앞에서 열린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비상행동)이 주최한 ‘윤 대통령 파면 촉구 집회’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박정연 기자

집회 참석자들도 ‘이번 주에는 결론이 나야 한다’고 했다. 광화문 광장에서 텐트를 치고 단식농성을 하는 신라대학교 재학생 최예지씨(22)는 “제가 진짜 배고픔을 못 참는 사람”이라며 “제발 이번 주에 꼭 집에 무사히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진짜 중요한 것을 많이 내려놓고 있으니 (헌재가) 국민을 생각한다면 꼭 윤석열을 파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5일 만난 강원도 평창 주민 한왕기씨(66)는 이날 지인의 결혼식이 두 건이나 있었는데도 집회에 나왔다고 했다. 한씨는 “내 나이 스물한 살 때 공수부대에 있던 친구들이 광주(민주화운동)에 간 뒤로 평생 트라우마를 안고 살고 있다. 더는 그러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오랜만에 참석”한 시민이 많았다. 이들은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 헌재의 선고기일 지연 등에 불안함을 느껴 다시 거리로 나섰다. 경기도 광주시에서 사는 이내리씨(21)는 국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가결된 뒤 처음 집회에 참석했다고 했다. 그는 “이렇게까지 (탄핵이) 길어질 줄 몰랐다”며 “헌재가 민의를 정확하게 보고 듣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원도 홍천에서 온 허필홍씨(61)는 “지난주에 탄핵 전 마지막 집회라고 생각했는데, (대통령) 석방 소식을 들으니까 이젠 더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날이 따뜻해져 농촌에도 행사들이 많은데 다 포기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집회는 오랜만이었지만, 집회를 준비하는 모습은 익숙해 보였다. 시민들은 집회에 앞서 뒤꿈치를 올렸다 내리는 등 스트레칭을 하며 굳은 몸을 풀었다. 오후 4시쯤 배가 출출해질 시간이 되자 20~30대 여성 15명 정도는 광화문 앞에 모여 김밥과 떡볶이 등 간식을 나눠 먹기도 했다.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16일 서울 종로구 동십자각 앞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파면 긴급행동‘ 집회가 열리고 있다. 김창길 기자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16일 서울 종로구 동십자각 앞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파면 긴급행동‘ 집회가 열리고 있다. 김창길 기자

탄핵 반대 참석자들 “우리가 이겼다”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국민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박정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국민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박정연 기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와 자유통일당도 15~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국민대회’(국민대회)와 ‘전국 주일 연합 예배’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즉각 복귀”를 외쳤다.

이들은 윤 대통령 탄핵 선고가 ‘기각’될 것을 자신했다. 부부젤라나 확성기를 든 사람들은 “우리가 이겼다. 윤석열이 이겼다. 전광훈이 이겼다”거나 “8대0! 8대0! 탄핵기각 8대0”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 탄핵 소추에 찬성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배신자’로 지칭했다. 국민대회 참가자들은 무대 옆에 길게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의 얼굴 사진이 새겨진 현수막을 깔아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도록 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 탄핵의 근거가 된 ‘12·3 비상계엄 사태’를 정당화했다. 자신을 목사라고 소개한 한 집회 참가자가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 국민을 계몽시킨 것이다”라고 하자 다른 참가자들이 “계몽령”을 연호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한 시민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인근에서 ‘부정선거 검증하라’고 적힌 손팻말을 머리 위에 들고 있다. 박정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한 시민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인근에서 ‘부정선거 검증하라’고 적힌 손팻말을 머리 위에 들고 있다. 박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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